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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515

남아 있는 나날 ✔️ #남아있는나날 #가즈오이시구로 #민음사 🏰 기대에 만족되지 않았던 #클라라와태양 만으로 가즈오이시구로의 문학세계를 판단할 순 없었다. 마침 ‘민음사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있어, 이번 #민음사북클럽 선택도서로 골라담았고, 며칠동안 즐겁게 읽었다. 태어나기만 일본에서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풍광, 그 안의 질서, 단정한 서술 등 영국작가의 작품 그대로였다. 삶의 태도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설득력 있게 잘 축조되진 수작이었다. 🏰 장편의 내용을 살펴본다. 영국 최고의 대저택 집사 스티븐스는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된 전문집사, 고급집사다. 얼마 전까지 몇십 년 동안 영국 귀족 다링턴을 주인으로 모셨고, 얼마 전 대저택을 구입한 미국인 새 주인님을 모시는 중이다. 다링턴을 모실 때 십 수.. 2024. 6. 7.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두사람의인터내셔널 #김기태 #문학동네 📼 책장을 덮고, 작가의 나이가 궁금해졌다. 젊은 작가의 단편집이라 하기엔 다루는 소재의 종류와 서사의 폭이 너무 넓다. 살짝 알아본 것으론 30대 후반에 늦은 데뷔를 한 직장인 소설가라 한다. 숱하게 많은 습작 속에서 쌓여진 내공이 빛을 발한 걸까. 이동진작가의 추천도서란 말만 듣고 책을 골랐다. (선입견이 생길까 유튜브는 내용은 청취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얼마전에 읽었던 #2024젊은작가상수상집 에서 단편 #보편교양 을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어 거부감이 없었다. 📼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가장 좋았던 몇편 단편의 개요만 살핀다. *롤링선버러브 삶의 권태로움에는 사랑이 최고다. 30대 후반 맹희는 ‘나는 솔로’에 출연신청을 했고, 운 좋게 당첨되어 5박.. 2024. 6. 5.
이것이 인간인가 ✔️ #이것이인간인가 #프리모레비 #돌베개 🪬 여러 책들에서 너무 많이 인용되어, 이미 읽은 듯한 기분이 드는 책들이 있다. 이 책 ‘이것이 인간인가’가 그랬다. 아우슈비츠의 수용생활에 대한 수기라는 타이틀 때문에 증언집이 가질 수도 있는 지루함(?)도 생각했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아니었다. 문학도도 아니고, 화학자로 레지스탕스로 살아오던 한 사람이 이 정도의 현장감과 문학성을 살리며, 과하지 않은 절제미까지 유지하며 책을 쓴다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야기는 주인공 레비가 수용소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소지품은 모두 빼앗기고 줄무늬포로복, 모자, 속옷, 나막신이 전부다. 4일간 기차로 이동하면서 물 한 모금 먹지 못한 그가 물을 찾자 수용소 선배가 이야기한다. 물은 배급되지.. 2024. 6. 4.
프라이스킹 ✔️ #프라이스킹 #김홍 #문학동네 #문학동네소설수상작 🔴 문동 북클럽 가입하면서 선택한 책이다. 뭐 살펴볼 것도 없었다. 제목과 표지에서 오는 촉으로만 정했다. 더구나 요즘은 드문 편인 남성작가다. 맞다. 나는 한국인 남성소설가를 편애한다. ☺️ ( 반농담이지만, 히트작가 비중이 여성이 조금 높은 것 같아, 그들도 같이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싶은 마음은 있다. ) 그건 그렇고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일단 널찍한 자간이 시원한 게 읽기 좋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 🔴 세계적인 장사꾼, 배치 크라우드 (한국명 박치국)은 이 구석진 시골동네에 프라이스 킹 이라는 대형마트를 낸단다. 나 ‘철구’는 27살 먹은 백수. 무당 엄마 ‘억조창생’은 마트 직원으로 나를 꽂아 넣었다. 비밀스러운 지령과 함께. 출근 첫.. 2024. 6. 1.
유전자 지배 사회 ✔️ #유전자지배사회 #최정균 #동아시아 🧬 #김상욱 교수가 추천사에서 ‘진짜가 나타났다’고 썼는데 과장이 아니다. 기시의 올해의 책 중 한 권이 될 수도 있는 책을 읽었다. ‘불편’할 내용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칼 같은 날카로움으로 ‘유전자’가 만들어 내는 인간사회 전체를 세밀하게 해체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전율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390개에 이르는 참고문헌의 힘은 그저 이 책이 그저 그런 #이기적유전자 의 해설서가 아니라는 것에 힘을 보탠다. 🧬 유전자로 풀어내는 인간군집의 분석은 반감이 들정도로 차디차다. 하지만 저자의 논지엔 언제나 높은 신뢰를 가진 최신연구들이 줄 지어 서있다. 1장 가정 : 사랑이라는 자기 기만 유전자 입장에선 남녀의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은 그저 ‘포괄 적합도.. 2024. 5. 30.
마지막 이야기들 ✔️ #마지막이야기들 #윌리엄트레버 #문학동네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 ☕️ 단편의 장점은 이야기의 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있다. 순간 눈앞에 던져 놓은 사건의 뒷 이야기들을 열어놓고, 독자의 참여(상상)를 기다린다. 거기에 짧은 이야기 자체에 절제된 서사와 품위 있는 묘사까지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잘 쓰여진 단편들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처음 만난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들이 그랬다. 의외였고 놀라며 읽었다. ☕️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인상적이였던 4편의 개요를 보자. *장애인 연금을 받는 장애인 남자에겐 여자가 있다. 부부는 아니지만 남자의 생활을 돕고 돈을 받는 관계. 어느 날 남자는 길 가던 떠돌이 폴란드 형제에게 집의 외벽 페인트 칠을 맡긴다. 꽤 긴 작업. 비가 많은 날은 작업을 할 수 .. 2024.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