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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다아니다 #김중혁 #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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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은 좀 접어두고, 추억팔이나 좀 하자. 십 년이 조금 더 되었나, 팟캐스트 ‘빨간책방’이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시절이 있었다. 합정동에 스튜디오 겸 카페도 만들고, 이동진 평론가가 메인 MC이고, 오늘의 주인공 김중혁작가는 유머를 담당하는 고정패널이었다. 즐겁게 들었었다. 지금은 대가가 된 김애란작가가 나와 김중혁작가에게 선배님, 선배님 하던 소리가 떠오른다.
김중혁작가와 김연수작가가 오래된 동갑내기 고향친구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일찌감치 등단한 김연수작가와는 다르게 김중혁작가는 조금 늦게 문단에 나왔고, 서정적 감각과 깊이있는 사유로 차분한 소설을 써내는 김연수작가와 다르게 김중혁작가는 언제나 재기 발랄한 상상력과 위트, 유머로 유쾌함을 무기로 하는 작가가 되었다.
난 김중혁작가의 초기작품들을 좋아한다. ‘펭귄뉴스’와 ‘악기들의 도서관’, 그리고 가장 좋았던 ‘1F/B1’ 등. 다양한 인물들의 변조와 유추할 수 없는 상상력이 조금은 다크한 분위기로 독자를 감싸 안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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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김중혁작가의 신간이 나오면 꼬박꼬박 사서 읽는다. 일종의 ‘의리 독서(?)’라고 할까? 그리고 기본 이상의 재미는 보장하기에 후회는 없다. 다만 초기작들에게 보였던 어둠과 피식거릴듯한 히피적인 느낌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밝고 재미있는 책을 좋아할 독자에겐 환영할 일이지만, 유머도 시커먼 블랙 유머를 좋아하는 내겐 조금 아쉬운 일이다.
이번 신간 ‘꿈이다 아니다’의 배경은 이렇다. 원하는 동영상을 서버에 올리고 ‘달리글라스’라는 장치를 쓰면, 그 동영상을 배경으로 하는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다. 이 꿈서비스의 이름이 ‘갈라’다. 심지어 내가 꾼 꿈을 동영상으로 다운로드하여(물론 비용은 내야 한다 😛) 다시 볼 수도 있다. 그런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범죄스릴러다. 재미있는 소재와 술술 읽히는 가독성이 이 책의 분명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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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소개글은 이 책을 두고 “한층 깊어진 세계관”이라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리워한 건 세계관의 깊이가 아니라 초기작이 갖고 있던 어둠의 질감이었던 것 같다. 깊어진 자리에 어둠 대신 매끈함이 들어선 느낌이랄까.
소설의 중심에는 갈라의 범죄성을 쫓아 잠입한 주아연과, 그 사업장에서 일하는 오빠 주이창이 있다. 잠입 수사관인 주아연은 파헤치러 들어간 갈라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고, 그 유혹에서 결국 빠져나와 범죄를 파헤치는 쪽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IT기업사장, 제약회사대표, 사이비목사가 각각 돈, 통제, 종교라는 욕망으로 갈라를 만들고 이용하는 배경 인물이라면, 소설을 실제로 끌고 가는 힘은 주아연이 겪게 되는 존재와 그 존재 형태에 대한 감각변화다.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더 새롭지는 않다는 느낌만이 남는다. 인간이 육체와 가상세계의 삶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 영화 ‘매트릭스’가 다뤘던 주제이고, 서버에 업로드된 나와 진짜 나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질문 역시 요즘 젊은 SF작가들이 끝없이 재기하는 이슈다.
좀 더 다른 것을 원하는 올드팬의 바램은 욕심인 걸까? 아직은 모르겠다. 다음 작품을 또 기다려 볼 생각이다.
✍ 한줄감상 : 꿈과 실존, SF와 가상현실의 상업주의 등 최신 소재을 다루는 범죄스럴러 물.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먼저 떠오르는 책은 꿈을 영상화하는 기술을 다뤘던 미치오 카쿠의 ‘마음의 미래’가 떠올랐다. 이 책이 부담스럽다면(좀 두껍다. 😅) ‘무의식의 뇌과학’도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의 꿈은 기억, 생각, 감정이 녹아든 퀼트이불이라 정의했었다.
p26 “ 꿈속에서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어때요? “
p50 “ 진짜 죽고 싶으면 입 밖으로 이유를 얘기하지 말아라. 입 밖으로 이유를 얘기하는 순간, 그 이유가 너무나 하찮게 느껴질 것이고 너무너무 살고 싶어 질 것이다. “
p77 “ 진실은 내용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게 나의 지론이다. “
p110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지 않아요. 서로서로 돕는 사람들을 돕죠. “
p155 “ 갈라(꿈서비스)라는 일종의 마약이 될 것이고, 계급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불법 거래로 재산을 탕진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며,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다양한 사회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어느새 갈라를 사랑하게 되었다. “
p175 “ 도재호는 달리와 갈라를 통해 돈을 벌고 싶어 했고, 이기태는 꿈의 지도를 만들어 인간을 통제하고 싶어 했고, 오지상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서 종교의 의미를 실현하고 싶어 했다. “
p262 “ 갈라가 산 사람을 위한 휴식처라면, 루팅은 죽은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있는 안식처였다. “
P278 “ 현재를 꿈으로 생각하면 살기 쉽대요.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이동진 #빨간책방 #김연수 #꿈이다아니다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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