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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사회성 #편혜영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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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약하고 작은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허공을 나는 모습 p269'을 아름답다 했지만, 삶을 향해 던지는 그녀의 질문은 무겁기만 하다. 김애란 작가만큼 좋아하는 작가 편혜영이 오랜만에 소설집을 출간했다. 여전히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살아남은 노고를 칭찬한다고 하지만, 깊어지는 생각의 가라앉음이 반가우면서도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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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이 실렸다. 2편은 다른 엔솔로지를 통해 읽었던 작품이다. 내 입장에선 6편의 신작을 맞이했다.
어디론가 갈 수밖에 없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가 가는 곳'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대하는 자세를 다룬다. 표제작 '새들의 사회성'은 적당한 도덕성을 들고 삶에 휩쓸려 다니는 더 작은 내 그림자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아파트먼트'는 성취하지 못할 욕망에 몸을 떠는 하위 계급 인간들의 '냄새'가 은근히 짙게 퍼진다. 삶에 '진전'이라는 말은 유효한가를 묻는 '자매들', 늙어감과 죽음에 대한 촌스럽지 않은 '직유’이자 중요한 것을 잃은 뒤에도 계속되는 마음의 결을 그린 '남은 사랑'까지, 어느 하나 힘이 빠지지 않았다.
가장 묵직했던 작품은 '목욕'이었다. 병원에 실습용으로 자신의 몸을 기증한 아버지, 일 년이 지난 후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시신을 수습하라고… 이제 와서?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르고, 이제 시신은 내가 혼자 수습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아버지는 죽고 나서야 김한수에게 삶이 뭔지 제대로 알려주었다. 삶은 속이 갈가리 찢긴다 해도 무게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p173' 아주 개인적인 사유로,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남들은 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동시에 드는 연민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p190’가 궁금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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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단편들, 틈새가 없다.
작가는 세련된 리얼리스트다. 세련된 모더니스트는 흔하다. 자신 내면의 감정만큼 자세히 느낄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멋진 리얼리스트들은 타인의 그것과 자신의 감정의 흔적을 멋지게 매치시킨다. 아픔을 흉내 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상대의 입장에 서보라는 당연한 말을 실천하기 쉽지 않다. 작가 편혜영은 그 쉽지 않은 일들을 소설이라는 문학작품으로 아주 정교한 구성과 문체로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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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문장만큼 자위적인 문장이 어디있을까. 평균을 알지 못하는, 아니 알려고 하지 않은 인간들이 ‘남처럼’ 또는 ‘남보다는’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시대가 오래 지속된다.
우리는 삶을 살아내면서 언제나 적당한 시점을 떠올린다. 늦지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그 시점에 무언가를 하려 한다. 그런데 언제가 '늦지 않은 시간'일까? 우리가 그걸 알 수 있을까? 별로 물려받은 것 없는 사람들의 노력은 언제나 '노오력'으로 빈정거림을 당하는 세상, 헛되어 가 닿을 수 없는 욕망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시간들을 사는 사람들. 그들을 통해 내 안의 욕망을, 두려움을 보고 느낀다. 모름지기 내가 아는 좋은 소설은 이런 소설이다.
✍ 한줄감상 : 나와 우리들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정말 좋은 ‘소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26년의 작가의 생활 속에서 그녀의 작풍은 일관되면서 서서히 변해간다. 초기작 중엔 ‘아이오가든’을 중기작으론 ‘저녁의 구애’, ‘홀(The Hole)’, 근작으론 ‘어쩌면 스무 번’ 정도가 생각난다. 물론 나머지 작품들 역시 만만찮다.
p9 “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의미가 드러나야 좋은 이야기라고 여긴다. “
p149 “ 모든 아파트가 성에 차지 않으리란 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것은 두려움의 냄새라는 것을 쉽게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불가능한 것을 선망하게 된 두려움. “
p153 “ 엄마는 이제야 남들처럼 사는 기분을 느끼는 듯했다. “
p164 “ 그저 차갑게 말라죽은 듯 보이는 땅에서 봄이 되면 벼나 다른 작물이 싹을 틔우는 대신 아파트가 자라날 모습을 상상하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
p175 “ 속이 울렁거려 변기에 대고 토했다. 내 뱃속이 더럽구나, 변기에 고인 토사물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
p197 “ 정오는 무엇이든 했다. 삶에 뭔가 진전이 있다고 믿으려면 매일 무슨 일인가 해야만 했다. 그중 하나가 책을 내는 것이었다. “
p233 “ (경마장에서) 그들을 보자 그녀는 자기의 삶에서 누락되어 있던 것을 찾은 기분이었다. “
p239 “ 상처가 보이지 않음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전해지지 않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 “
p246 “ 잊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조차 결국 잊을 테니까. 그러라고 무슨 일이든 겪게 하는 게 삶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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