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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악마는 열심히 산다

by 기시군 2026.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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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열심히산다 #김화진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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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소설 속 상황을 상상해 보자. 별로 무서워 보이지도 않은 작은 악마가 딜을 하잖다. 뭘 주고 뭘 받을까? 참고로 책의 여주인공은 편안한 죽음을 원했는데, 악마 놈이 꼬셔서 둘의 몸을 바꿔 버렸다. (초장에 나오는 이야기라 스포는 아니다. 😎)

난 뭘로 할까? 뭘 주고 뭘받나?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데. 미모를 주고 글빨을 받을까? 실상은 허접한 글빨을 주고 미모를 받아야 하는 거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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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좋아 알바와 돈안되는 밴드 생활을 하던 가영인 이렇게 악마의 몸을 얻게 되었다. 뭔가 조금은 모자라 보이는 악마Z는 가영이의 몸을 빌려 타고 싶었던 스쿠터도 타고, 배달알바를 하며 돈도 번다. 가영인? 쪼그만 악마가 되어 고양이 옆에서 고양이처럼 잠만 잔다.

가영이의 탈을 쓴 악마Z는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렇게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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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독특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다. 안정적인 전개와 3부로 구성이 된 플롯 또한 괜찮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입장', 내면의 이야기들 겹치게 또는 나눠서 서술하는 방식이 세련되었다.

다만, 경장편으로 구성할 분량의 '서사'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2부, 가영의 내면을 따라가는 대목이 너무 뻔한 궤도로 흘러 소설적이라기보다 수기적인 서술에 가까웠고, 그만큼 분량만 늘어난 느낌이었다. 3부, 남자주인공 쪽 이야기는 그보다는 나았지만 다소 평이하게 이어졌다. 킥이 있는 서두의 사건을 끝까지 끌고 갈 힘이 부족해 보였다.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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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감정의 이름을 안다. 고립감도 좌절감도 단절감도 외로움도  지나자 흘러드는 감정의 이름은 막막함이었다. p114 ‘ 

고단한 2030의 정서,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발짝 늦거나 생각이 많아 고생 중인 영혼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이 담긴 소설이다. 공감할 동시대 '청춘'들이 많겠구나 생각을 했다. 소설의 결말처럼 '사랑'도 물론 구원의 끈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사랑도 결국 관계의 문제이고, 관계는 태도와 마음가짐만으로도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재조립될 수 있다. 이 소설은 따뜻한 사랑으로 마무리했지만, 더 다양한 ‘관계’들도 존재한다는 잔소리 하나는 남기고 싶어졌다. 

덧,
악마와 거래할 딜꺼리를 확정하지 못했다. 책 속의 단어를 활용하면, '햇빛 냄새'가 나는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을 받고, '필멸에 대한 두려움'을 줘버리면, 나쁘지 않은 거래 같은데, 악마가 받아들일까 싶다. 😎

✍ 한줄감상 :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이 시대 ‘현재 진행형’ 청춘들에 대한 응원.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작가의 첫 소설집 ‘나주에 대하여’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 나와 나 사이의 ‘혼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된다. 

p14 “ 악마의 꼬리가 화살표 모양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가장 약한 부분을 찔러라. 오래 생각하여 끝내 파고들 단 하나의 방향을 결정하라. 좁고 깊게 파고들어라. 악마라면 알아야 할 파괴의 정석이었다. “ 

p31 “ 요즘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영혼을 죽이는 일이 유행이었다. “

p46 “ 인간들을 못나게 슬프게 만들고, 죽고 싶게 만들고, 인간들을 붕 띄우거나 나락으로 처박는 건 자꾸만 사랑이다. “

p55 “ 인정은 아니고…… 사랑이라면 좀 받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것도 아니면 존중을. “ 

p68 “ 악마는 속이거나 빼앗지 않은 것, 베푸는 마음이 담긴 것은 받을 수 없다. “ 

p117 “ 1년쯤 꼬박 이 생각만 반복하다가 나는 나를 알게 되었어. 나는 세상이나 마음의 어떤 부분도 아주 빠른 속도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이란 걸. “ 

p127 “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의 옆태나 분위기마을 보는 게 아니라 거스러미나 각질까지 봐야 하는 거라고. “ 

p158 “ 사랑과 관심을 채웠으니 이제는 인정과 명예를 채우는 게 어떠냐?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악마는열심히산다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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