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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새에게사로잡히지않도록 #가와카미히로미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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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책이다. 다이내믹은 없다. 평화롭고 고요하게 SF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어떤 이에게는 지루하게, 어떤 이에겐 심오하게 다가갈 이야기다. 이토록 평화로운 디스토피아는 읽어본 적이 없다.
난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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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아이도 식량도 만드는 세상이다. 여러 명의 '나'가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젊은 내가 나에게 오면, 늙은 나는 떠나야 한다. ‘ 이렇게 만들어져서 자라나고, 부부가 되고, 아이를 기르고, 그런 다음 죽기 위해서만 사는 건 이상하지 않아? p21 ‘라는 물음이 이 세계의 출발점이다.
공장에서 아이도 식량도 만드는 세상이다. 여러 명의 내가 있는 세상이다. 젊은 내가 나에게 오면 늙은 나는 떠나야 한다. 평생 50여 명의 아이를 낳은 여자도 있다. 그중 인간에서 ‘유래’한 아이는 별로 없다고 한다. 남편은 돌고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머니들이 있고, 큰어머니는 150살도 산다. 책의 앞부분은 이렇게 다양하고 현재와는 다른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집중한다.
이안과 야곱이라는 인물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얼개가 구체화된다. 그들의 계획에 의해 인간들은 구획되고 관리된다. 물론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눈이 세 개인 '인간'이 나타나기도 하고, 광합성으로 살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재미는 이후 더 가속화된다.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만물의 영장이 아닌 인간들에 대한 상상력은 깊어지며 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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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종 자체를 해체하는 작업이라 느껴졌다. 대상의 흐트러뜨림이 가지는 장점이 있다. 개별 요소들의 근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인간이 가지는 보편성, 사랑, 미움, 분노, 싸움 등의 시원과 ‘자신과 다른 존재를 받아 들 일 수 있는 마음의 존재’에 대한 세부를 좀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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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설계 덕에 책 앞에 널려있는 많은 떡밥들은 모두 정확히 회수된다. 연작의 첫 단편이 400여 페이지를 달려오면서 사방으로 방사되어 가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원형적 구조로 환원된다는 점이 놀라웠다.
지구는 언제나 별일 없고, 인간은 언제나 각양각색일 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별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디스토피아 직전이라는 근거 있는(?) 느낌이 강한 나와 같은 독자들에겐 생각하지 못했던 ‘상상력’의 파티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 당신들, 언젠가 이 세상에 존재했던 인간들이여, 모쪼록 당신들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기를. p414 ‘
아마 오래 기억에 남을 소설이 될 것 같다.
✍ 한줄감상 : 생명이란? 인간이란? 존재란? 이런 질문들을 배경으로 삼은, 한없이 부드러운 SF 디스토피아 소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은 김보영작가의 ‘종의 기원담’, 그리고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도 평화롭게 담아낸 디스토피아 이야기라는 점에서 결을 같이한다 하겠다.
p22 “ 네 입술은 꼭 봄눈 같구나. “
p87 “ 여자를 위로하는 방법은 이것밖에 몰라. “
p117 “ 리디아는 투시를 할 수 있었다. 크리스천과 아이작은 지능지수가 놀라우리만치 높았고, 오브리는 의도치 않게 불을 낼 수 있었다. “
p136 “ 나와 야곱은 발생 이전의 기억을 모조리 간직하는 희귀한 타입의 개체다. “
p162 “ 몇십 만이라는 숫자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 우리는 그런 게 선천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
p172 “ 지구란 한마디로 우연한 물리적 현상들이 한데 모인 것이다. “
p198 “ 나는 살아 있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어. 왜냐하면 난 실제로 살아 있으니까. “
p241 “ 신은 인간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나타난다고 어머니들이 가르쳐줬어요. “
p260 “ 솔직히 말해 이 세계가 이런 식으로 돌아가도록 원래의 시스템을 만든 최초의 나와 최초의 이안은, 관찰자에게도 인간에게도 거의 희망을 품지 않았어. “
p284 “ 사랑은 미움을 품고 있다. 그 사실을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
p300 “ 자신의 모든 의식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나는 곧 깨달았다. “
p359 “ 경쟁심과 다툼이 없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그 집단의 당신들은 번식에 대한 경쟁심마저 잃었습니다. 그 결과 집단 구성원 수는 완만하지만 가차 없는 감소 곡선을 그렸습니다. “
p370 “ 생각은 너의 뇌가 하니까, 뇌가 분해되면 그냥 존재하지 않는 거지. “
#bookstagram #bookreview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큰새에게사로잡히지않도록_기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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