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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연애의 시대

by 기시군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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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에 책정리 작업을 조금 했다. 너무 오래된 100여권정도는 버렸고, 밑에 깔려있던 책 중 몇권은 앞으로 위치 이동을 시켰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했다. 출간된지 꽤 되었지만 상태도 좋고 훓어보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도 떠올라 정리해 놓기로 했다. 1920년대의 '연애'의 다양한 모습을 정리해 놓은 책, '연애의 시대'이다.  제목에 넘어가지는 말자. 일종의 학술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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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직후 일정기간 일제의 강권이 느슨해진 시기가 있었다. 이때 새롭게 조선땅에 들이닥친 문화중에 '연애문화'도 있다. 이 책은 당시 유행하던 헤어스타일, 패션, 연애소설, 연애편지의 유행 등의 다양한 연애관련 이야기들을 신문잡지의 삽화나 만화 광고등의 자료를 통해 쉽게 풀어낸다. '여학생'의 출현과 '신여성'의 등장, 책을 읽는 일반인들의 출현이 연애편지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목숨을 건 연애의 등장, 연애의 죽음과 생을 다루기도 한다. 우리나라 연애의 근대 생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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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이다. 'LOVE'라는 단어의 번역어가 없던 시절이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접했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당시 새로운 '연애'의 개척자들은 여학생, 신여성이었다. 신교육에 서양식 헤어스타일과 당시로써는 파격적으로 짧은 치마로 무장한 '여학생'들은 신유행의 선두가 된다. 이쯤 일본 유학을 다녀온 신지식인 남자들은 이런 여학생, 신여성들과 서구식 연애와 단란한 가족의 형태를 꿈꾸며, '자유연애', '자유결혼', '자유이혼'의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인다. 연애 서간집이 히트를 치기도 하며 지금으로치면 SNS, 카톡이라할 새로운 채널인 '연애편지'가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형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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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을 강조하는 플라토닉 러브의 유행과 일본 소설의 영향을 받은 '육체적인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같이 일상을 파고 들었다. 이루지못한 사랑 때문에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병원에는 성병환자가 넘쳐나기도 한다. 이렇듯 잘 몰랐던 당시의 시대상을 잘 그려낸다. 흥미로운 풍속적인 요소도 풍부하나, 중요한 것은 ‘여성'의 시각과 주체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학술서 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독성과 다양한 삽화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책인데 절판이 된것으로 보인다. 아쉽다. 🥲

덧,
1920년대 최고 선망의 직업은 ‘문사’였다고 한다. 지금의 아이돌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했던것 같다. 지금으로 치면 연습생이 춤연습하듯 젊은남녀가 ‘글연습’을 했던것일까. 음. 나쁘지않네 하며 잠깐 생각했다. ✍️😎

p113" 3.1운동은 정치적 각성을 불러일으켰지만, 다른 한편으로 정치에 대한 절망을 낳았다..... 정치적 열정이 꺾인 경험을 근저에 두고 있는 이상 1920년대의 연애가 문화 취향에, 그리고 절망과 비극의 정서에서 가까워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적 사상, 결사, 행동의 자유가 엄격하게 제한되었던 반면 문화의 흡인력은 날로 새롭게 개발되는 속에서 연애는 탄생하였다."

p155" 육체는 동물과 야만에 할당디고 영혼은 인간과 문명에 할당되었다. 남녀 사이의 새로운 관계, 즉 자유연애는 인간의 특권과 문명의 가치에 의해 지지될 수 있었다. 새 시대의 연애는 이처럼 낡은 시대의 결혼과 이항대립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자기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p195" 연애 이후의 '생활'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연애에 대한 추상적 열정은 반성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 위에 계급 운동의 열기가 날로 확대되면서, 결정적으로 기존의 연애관은 부르주아적인 태도로 비판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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