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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산책 과 첫 단편집 #가나 를 피드로 정리했던 정용준작가가 현대문학 핀시리즈도 낸 것을 확인했다. 제 피드를 오래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이 시리즈에 관심이 많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콜렉터 성향에서 보면 이 책의 디자인은 매력 뿜뿜이다. ☺️ 특히나 이미 내 입장에선 검증받은 작가라 생각할 것 없이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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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보자. 소설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12명을 한번에 살인을 하고 사형수의 신분으로 지내는 수감번호 474호. 교도관 '윤'은 왠지 그에게 관심이 간다. 고아에 주민번호도 없다. 유령처럼 살아가는 그는 선천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몸을 가지고 있으며, 죽음과 살인에 아무런 양심의 흔들림이 없는 전문살인청부업자로 살아왔다고 한다. 실제하는 절대악인것이다. 사형을 기다리는 어느날 어떤 여자가 그를 찾는다. 여자와 474가 만나면서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시작되며 사건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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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에 해설을 쓰신 전문가분께서는 독자에게 이 책이 '악'에게 이유를 만들어주는 듯하게 읽힐까 많이 걱정을 한다. 동의하지 않은다. 우리에게는 #종의기원 도 있다. 😁
책은 정갈하다. 범죄심리스릴러의 탈을 쓰고 개별적 '악의 인간’보다는 보편적인 ‘인간의 악’의 안쪽에 집중한다. 단 한번의 웃음기도 없이 비극의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비극을 만들어내는 배경과 그 풍경안에 놓인 여린 인간들을 비린내를 그린다. 더 불행한 것은 지금의 비극이 과거의 '악' 때문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전달되지 않은 '사랑'은 더 큰 비극을 불러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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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좁은 교도소 감빵안에서 무슨 사건사고가 있을까 우려도 되겠다마는 스릴도 넘친다. 드라이한 인물들의 절제된 대화와 분위기로 잘 몰고가는 사건의 얽힘과 풀림. 역시 잘 쓰는 작가는 다르다. 다만 장르를 차용했을 뿐, 장르물은 아니어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 느낌은 다르다. 이책은 절대 악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전술 한 것 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다만 처절하고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사랑'하는 방법에 미숙했던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이다. 인상에 남을 책이다.
덧,
예전 어떤 강의에서 들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말 즉, 언어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행위하고 한다. '사랑'은 실제로 내 마음이나 상대 마음 어디에 특별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한다. 사랑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행위를 통해 사랑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도 '사랑'에 미숙한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듯 하여 끄적여 봤다. ☺️
p28"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도대체 왜? 물을 순 있겠지만 답은 알 수 없습니다. 애초에 이유 같은 게 없거든요. 의도도, 목적도, 없죠. 그러니까 그는 누군가에게 자연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의도를 품지 않아요. 죽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없고 그로 인해 얻는 쾌감도 원치 않아요. 그는 그냥 죽입니다. 그는 미워하는 사람이 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요. 따라서 복수도 없고 오해도 없지요. 폭우가, 눈덩이가, 번개가, 곰이, 인간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있나요? 사자는 사슴의 숨통을 끊고서 자신을 만든 창조자에게 용서를 빌지 않아요. 그냥 먹을 뿐입니다. 본성이란 그런 것입니다."
p127"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많습니다. 그는 죽이고 싶은 사람이 없지만 사람을 죽입니다. 어떤 이는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지만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합니다. 그는 그런 이들을 대신해 손이 되고 칼이 되었습니다. 원하지 않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게 했지요. 그는 지금도 스스로를 죄인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법은 일어난 일의 결과로 죄를 판단합니다만 사실 인간은 결과로 죄를 짓는 게 아닙니다. 의도가 죄죠. 그는 물리적인 도구에 불과하거든요.....존재를 숨겨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 그게 나였습니다. ‘쁘리즈락’, 그곳에서 저를 부르는 명칭입니다. 여기 말로 ‘유령’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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