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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시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닌텐도의 '동물의 숲'이란 게임이 있다. 평화로운 섬에서 낚시도 하고 과일도 따고 이웃이랑 노는 평화로운 게임이다.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다. 사용자들을 분석해 보면, 유독 한국인들은 평온함을 즐기기 보다 미친듯이 고기를 잡고 일을 해서 게임 속 '집'부터 장만한다고 한다. 웃픈상황이다. 김중혁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 소설집을 보며 그 게임이 떠올랐다. 김작가야 게임의 본령인 '숲'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생의 역작을 노리는 것 같지도 않으며 상업적 대박을 노리는 걸로도 안보인다. 매일 매일 작업실에 놀러나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자신의 재미있는 생각들을 구상하고 찬찬히 써나가는 느낌. 사실 가장 부러운 인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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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의 단편, 볼륨이 적다. 처음엔 조금 불만이었으나 '작가님 마음대로 하셔도 괞찮습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투덜대지 않기로 했다. 5편 전부 짧게라도 훓어보자. 당연히 매번 그랬듯이 스포는 없다.
*스마일
시체의 얼굴을 들려다 보면 그 인간의 회한을 확인할 수 있을까? 작가의 의문은 정당하고 그 의문을 잘 짜여진 '스릴'로 풀어냈다.
*심심풀이로 앨버트로스
실제 우리나라 크기의 15배가 넘는 쓰레기섬이 북태평양에 있다. 그 섬은 아니지만 작가는 주인공을 작은 쓰레기섬에 표류시킨다. 쓰레기를 뒤져 생존을 이어가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로 '환경'을 이야기 한다.
*왼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반대쪽으로 확틀어야 한다. '신은 왼손잡이이다'라는 것을 왼손잡이만 있는 원시부족을 통해서 증명할 수 있나? 아니면 어떤가 서로의 왼손으로 하는 악수는 따뜻하다.
*챠오
나를 위해 운전도 해주고 농담도 해주며 음악까지 큐레이션 해주는 최신 AI자동차도 기계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 세상의 중심일 뿐이다.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신선한 시도 👍🏼👏
*휴가중인 시체
삶이라는 것이 원래 자기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잠시라도 같이 여행을 했고 그 과정에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었다면 그것이 '위안'이 아닐까? 너무 아플때는 상대의 '이해'를 기다려 주지 못한다. 그럴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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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발표작인 #내일은초인간 시리즈보다는 이 단편집이 더 좋다. 스타일은 여전하고 새로운 시도도 멈추지 않은다. 일관성마저 있다. 어디엔가 갇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풀려나는 결과보다 갇힌상태에 처해있는 인간들의 모습에 집중한다. 하고싶은 이야기는 늘었겠으나 늙어가며(죄송 😁) 옛 성현들에 말을 따라 '입을 닫고' 그저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나 가벼운척 하지만 가볍지 않은 질문을 하며 즐겁게 소설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작가라, 애정을 멈추기 쉽지 않다. 계속 응원할 예정이다.
덧,
작가는 일산에 작업실 겸 서재를 가지고 있고, 좋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에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블랙윙 연필을 좋아하며 만화도 잘 그린다. #애플빠 로 알고 있으며 #얼리어답터 성향이 있어 최신 IT기기도 마음껏 질러댈 수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술도 잘 먹는다고 한다. 고뇌에 찬 예술가와는 그림이 다르다. 웃는얼굴의 소설가다. 보기 즐거운 소설가를 팬으로 두고 있는것도 나쁘지 않다. 😎
p113" 루스와 기하는 손을 놓지 않았다. 계속 악수했다.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게 식물이 식물을 껴안는 것 처럼 부러진 것을 보듬어 안을 때처럼 깨지기 쉬운 것을 받쳐줄 때처럼 호의와 호의가 만날 때처럼 왼쪽의 커튼과 오른쪽의 커튼이 슬며시 엇갈릴 때처럼 손을 놓치지는 않되 상대방이 아프지는 않게, 오랫동안 악수했다."
p201" 우리가 여태껏 한 번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는 존재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잠들었다가죽는 게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코를 골면서 저던 누군가 '컥, 컥, 컥' 숨을 멈추는 듯하다가 다시 숨을 쉴 때, 그는 죽었다 살아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과 삶이 반복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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