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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젊은작가 시리즈와 현대문학 핀시리즈는 책이 이뻐서 괜찮은 작가들을 골라 한권씩 모으고 있다. 이번 책은 구병모작가의 작품이다. 책의 특징 상 경장편으로 짧은 길이에 무슨 이야길 담아내었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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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설정이었다. 몇백년을 넘게 살아가는 정령,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죽지 않는다. 지금 '안'이라는 남자정령은 수제구두를 만드는 기술자다. 오랜 시간 구두를 만들어 왔으니 실력은 좋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안'에서 '미아'라는 동료 여자 정령이 찾아온다. '미아'는 자신과 결혼할 남자의 구두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한다. 남자는 ‘안’과 ‘미아’의 관계를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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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웠던 점, 꼼꼼하게 구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아마 '글을 쓰는 것'과 '구두를 만들어 내는 것'의 공통점을 작가는 느낀 것 같다. 글이 작품이 되어 사람에게 가서 가슴을 흔들때의 감동과 장인의 정성이 오로지 한사람의 편안함을 위해 집중되어 멋진 결과물이 되어 나왔을때의 감동의 유사점을 비유했다고 할까. 그리고는 소멸하는 존재인 우리 인간에게 작품은 질문을 던진다. 어떻하든 관계하고 사랑하는 유한한 행동들에 대해서 영생의 존재인 정령을 투입시켜 그 의미를 찾게한다. 효과적이게도 유한한 존재인 인간과의 사랑을 선택한 '정령'과 그것을 회피한 '정령'을 대비시켜 '사랑'의 의미를 조금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작품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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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구성이 인상적이였다. 탄탄한 문장력에 깊은 취재로 꾸며진 구두제작 과정은 나도 한번 수제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허황된 상상까지 하게 만들었다. 😁 얼마전에 신작  을 읽고 피드를 올리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더 마음에 들었다. 올해 다시 장편을 낸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어떤 작품이 나올까 궁금해 진다.
덧,
구두는 무리더라도 나중에 회사에서 짤리면 가죽공예 정도는 한번 초심자코스에 들어가서 배우고 싶다. 좋은 가죽으로 지갑이나 작은 서류가방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매끈하게 잘 빠진 가죽제품은 언제나 매혹적이다. 😚
p47"... ˝건강하게...… 잘 지낸 것 같네.˝미아가 내민 명함을 받아 만지작거리며 안은 말한다. 너는 어떤 시간을 지나쳐 왔느냐고,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느냐고 묻지 않는다."
p105"견딜 수 있다고 장담하면, 정말 견디게 될까? 닥쳐오기 전에 고통의 무게와 장력을 알까? 인내는 오랜 세월을 살았다고 하여 경험으로 취득되지 않는다."
p117"세상 어느 저울로도 달아볼 수 없는 무한한 공허와 고독을, 무슨 수로 증명한다는 것인가?"
p141"누구도 신지 않을것,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더는 쓸데 없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아름답게 완성시키면 안되나?˝
p170"안은 웬만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미아, 너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언젠가 네가 혼자가 되더라도 사실은 처음부터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우리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시간만을 머물렀다가 부서지고 사라질 세상의 모든 것을 붙들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뻗고야 마는 손을, 변함없이 바늘을 쥐는 손만큼이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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