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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베스트셀러 #구의증명 은 못봤다. 다만 신동엽문학상도 수상이력 등 꽤 잘쓰는 작가라는 소문만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의 소개글을 봤는데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라고 했다. 난 어둡고 끔찍하고 잔인한 쪽으론 꽤 관심이 있는 축이어서 바로 질렀다. 😊 작가가 서정적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서정적이며 쎈 작품은 어떨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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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졌다. 많은 사람들은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신이 살기위해 살인,약탈,강간 등 야수로 시절로 돌아갔다. 한국엔 아이의 간을 먹으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소문까지 퍼진다. '도리'는 어린동생 '미소'를 데리고 한국을 탈출하여 러시아로 넘아간다. 이 곳에서 운좋게 일가친척들이 한꺼번에 탈출에 성공한 그룹에 속한 '지니'를 만나는데 '지니'의 도움으로 '도리'와 '미소'는 그룹에 합류하게 된다.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은 세상에서 '도리'와 '지니' 두명의 여성은 점점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탈출한 또 다른 부부가 있다. '류'와 '단'. 소설은 주요등장인물의 시각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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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환경과 무서운 사건들이 이어지지만 결국은 사랑이야기였다. 쌓이는 사랑. 지나왔던 사랑. 추억되는 사랑. 그것이 사랑였지는 고민하게 되는 사랑 등. 작가는 우주의 종말이 온다해도 '사랑은 남는다'고 말한다. 그럴까? 그런 하얀 거짓말은 믿는편이 좋다. 내 존재가 말살되기 전까지 내 기억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사랑의 기억은 남는다. 색이 바랜다 해도 남는다. 의미없다고 진실을 말하는 자가 배반자이다. 😁최소한 이 소설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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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코로나가 없는 시절에 쓰여진 바이러스 소설. 코로나가 좀더 강한 바이러스여서 방역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패닉에 빠진다면 이런 광기의 시대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줌의 식량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욕망을 채우기위해 서슴없이 강간이 일어나는 시대.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포스트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사용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지금 시대에 대한 은유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사랑' 말고 지켜야 할 것이 또 있을까하는 의문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성공 여부를 떠나 ‘인간'에 대한 작가의 진심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덧,
휘몰아 치는 재난물을 생각하고 책을 보면 실망할지 모르겠다. 살고자 하는 의지과 그 의지의 근본에 대한 질문을 담은 책이다. 참고하시면 좋겠다.
p90"분명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최선이 답은 아니란 생각이 세금 고지서처럼 주기적으로 날아들었다. 삶이 마디마디 단절되어 흘렀다. 직장에서의 나와 아이들앞에서 나와 단을 대할 때의 나와 혼자 있을 때의 내가 징그러울 만큼 달랐다. 나라는 사람이 흐트러진 퍼즐 같았다. 애초의 내가 어땠는지 밑그림은 기억나지 않았고 퍼즐은 흩어진 채 여기저기 떠돌았다. 무언가 미세하게 어긋나고 있어서먼 훗날 완벽하게 분리될 것만 같았다. 나와 내가. 나와 단이. 나와 아이들이."
p97"세상이 지옥이어서 우리가 아무리 선하려 해도,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이미 악마야. 함께 있어야 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서로를 보고 만지고 노래하며 사람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해."
p103"고독 같은 것. 같잖고 우스워 갖다 버리려 해도 검은 옷에 들러붙는 하얀 먼지처럼 자꾸 따라와 날 성가시게 하는 지독한 감정. 무섭다 못해 지겨웠다. 너무 들러붙어 내가 곧 그것 같았다."
p125"바이러스는 아직도 진화하는 중일까. 겨우 백신을 만들어도 바이러스의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누군가는 계속 연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그런 종족이다. 사명감이나 책임감 같은 이상한 감정이 탑재되어 있다. 세상이 이렇게 망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편에는 이 재앙을 살인과 광기의 축제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내개는 책임감도 광기도 있다. 그 두 가지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p133"사람이 원래 그래 같은 말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믿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감각을 아직 떨쳐 내지 못했다. 나는 어떤 말을 들으며 자랐는가. 사회는 전쟁터라는 말, 함부로 사람을 믿지 말라는 말, 착하면 손해라는 말,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말. 약육강식, 각자도생, 승자독식,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기 전에도 숱하게 들어온 말들, 그런 말을 비난하면서도 이용하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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