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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전에 와디즈펀딩으로 책을 받아놓고 게으름부리다 보니 벌써 책이 서점에 깔렸다.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인데 그냥 넘어가면 안되겠다 싶었다. 나름 유명한 과학잡지인 #스캡틱 의 내용 중에서 우리의 비과학적인 믿음에 관련된 내용만 엄선해서 만든 책이다. 과학과 우리의 믿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준다.
들어가기 전에,
태어나서 딱 한번 점을 본적이 있다. 꽤 오래전이지만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딴거' 믿지말자 주의라 시큰둥하며 소개해준 후배 체면때문에 처음엔 멀뚱이 앉아있었다. 하지만 신선생(점쟁이 이름이다)의 썰이 풀려나가며 난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내 성격, 상황은 왜 이렇게 잘 맞추는지 나의 포텐셜을 어루만져주며 장래의 희망까지 도닥이는 신선생의 마법같은 '점'에 놀라며 신선생의 포스에 놀라고 말았었다. 약간은 초자연적인 경험? 심지어 한참 지난 후 신선생의 예언 비슷한것이 실현되는 모습까지 확인했으니 좀더 '점'에 빠져들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이 정도면 '인간에게 예지력은 없다'는 과학적 팩트를 버려도 될까? 비슷하거나 조금은 다르지만 다양한 '믿음'의 예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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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들을 다루는지 살펴보자.
1부에선 성격과 운명을 다룬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MBTI.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성격분석툴이다. 책에선 그 단순성에 문제제기를 한다. 이어 혈액형,별자리,주역 등을 다룬다. 1부에선 '주역'을 통한 사주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2부는 일상 속 비과학적 믿음 코너다. 물로 체질을 바꾼다던지, 휴대폰을 쓰면 그 전자기파로 암이 유발될 수 있다 등 살짝 그럴 수 있겠다 싶던 상황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이 파트에선 '색깔'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소녀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3부는 숨은 진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인 '인지부조화'에 대한 명쾌한 정리 이후, 한때 유행했고 지금도 유행하는 커다란 '음모론'을 정리한다. UFO, 지구평평설,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고 믿는 사람들 등 어떻게 음모론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흔들게 되는가를 조금은 알게해준다. 앙케이트 상으로 미국민의 2%가 지구평평설을 믿고 있다고 한다. 600백만명이다. 🥲
4부도 흥미롭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꾸 집안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던지, 앞으로 일어날 일을 꿈에서 미리 보게 된다던지 하는 초자연적인 일을 과학의 틀로 바라본다. 또한 사후사계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그 차이를 살펴보기도 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유체이탈경험'과 '뇌' 이야기였다. 특정부분을 자극하면 누구나 유체이탈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실험보고가 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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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는 간이 성격검사로 재미로만 써야지 이걸 입사조건에 활용하면 안된다. 점쟁이에게 점을 보는것은 감이 좋은 심리상담사에게 상담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봐야지 그걸 믿고 수백,수천만원의 굿을 한다거나 모 지도자처럼 국가운영에 '법사의 의견'을 반영하면 안된다. 내 아이디이기도 한 '기시감'은 뇌의 착각일 뿐이지, 예지력의 발현이 아니다. 당장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느끼고 겪었다고 '과학적 진실'은 유동적이고 '사실'은 알기 힘들고 모를 수도 있다는 '불가지론'에 빠지면 안된다. 문명을 발견하고 운영하는 호모사피엔스의 합리성으로 모든 초자연적인 현상은 논리적으로 해석될 것으로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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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부르제의 유명한 격언이 떠올랐다. '특별한 주장에는 특별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칼세이건의 말도 떠오른다. 우리 인간은 정말 경우 인지부조화 상태에 자주 놓인다. 성찰은 우리의 이성을 활성화 시켜주는 큰 힘이다. 이 책은 과학이라는 합리적 툴로 우리 정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많은 불합리성을 성찰하게 해준다. 책을 통해서 소소하게 나의 비합리성은 어느정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아직도 우리사회에 높은 비율로 퍼져있는 비과학적 믿음을 돌아볼 수 있었다. 좋은 책은 사람을 성찰하게 만든다. 이 책은 좋았다.
p31 " 피가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러나 이는 유전 때문이지 혈액형 때문은 아니다!"
p52 "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를 이해하면 할수록 우주는 더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p61 " 주역의 문장들은 해독이 쉽지 않다. 점사의 생존 방식에서 연원한다. 너무 명확하게 예측하면 빗나간다. 애매해야 오래 살아남는다. "
p92 " 내가 일상생활을 하면 100와트 전구를 하루 종일 켜놓는 것과 맞먹는 에너지가 소비된다. " p182 " (데이비드 흄) '현명한 사람의 믿음은 증거에 비례한다.'"
p317 " .... 인간이 자연적인 사건에서 의미(...'신호'나 '징표'로 부르는 것들)를 찾는 성향에는 특별한 형태의 사회적 지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심리적 능력을 전문용어로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라고 한다. "
p319 "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을까? 물론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학을할 이유가 있겠는가? 과학은 환원주의적 학문이다. 우리의 임무는 자연 현상이 가진 근본적인 인과적 이유를 서서히 파고드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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