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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소녀스러운 표지에 잠시 망설였다. 그래도 정세랑이다. ☺️ 엽편소설집. 머리식힐 때 볼 수 있을 책으로 생각했고, 지난 주말 벽돌책을 읽는 중간 쉬엄쉬엄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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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1편의 단편과 18개의 엽편, 2개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을 모은 기간은 상당히 길다. 등단 후 거의 10년간의 기간에서 뽑은 소설들이라 한다. 용감한(?) 인물에게 부여한다는 '아라'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많이 등장한다. '아라'들은 스키장 아르바이트도 하고, 소설을 쓰기도 한다. 이 땅의 할말은 하고 살고 싶은 젊은 여성의 현현이다. 기억에 남는 몇편의 개요다.
*치카 : 97세의 벨런타인씨는 힘쎈 간호로봇이 아니라, 연약한 교감로봇을 주문했다. 로봇은 밸런타인씨에게 팔베개를 해주거나 머리를 땋아줄 뿐이다.
*채집기간 : 멸망한 행성을 탐사하는 '채집가' 2명은 눈썹이라는 징그러운 기관을 가진 생물이 살던 행성을 탐사하게 된다. 응?
*현정 : 알라딘 합정점이 지진으로 무너졌다. 기적적으로 무너진 책상 사이에 낑긴 '현정'은 구조를 기다린다. 시간을 버티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는 것 뿐. 17권의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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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말대로 책에는 일상의 다정함과 신랄함이 같이 담겨있다. 따스하게 커피향을 느끼다가도 불쑥 우리 일상의 공격과 상처들을 이야기한다. 신기한건 어떤 이야기든 보송보송한 느낌이 든다. 정세랑이 가지고 있는 체온 때문일까? 일반인보다 높은 감수성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자신의 주위를 데워가는 것 같다. 따스하게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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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손바닥 掌자를 쓴 장편소설로도 불리우던 짧은 소설이 이제는 '엽편'이란 단어로 쓰이고 있다. 얼마전에 읽었던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않아도 , #김초엽 작가의 #행성어서점 이 떠오른다. 모두 좋았었다. 이 처럼 짧은호흡으로 독자들과 편안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나 독자 모두에게 재미있고 유의미한 포맷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 하다보니 급 생각이 났다. 엽편소설 중 한권인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아무렇지않다 를 추가로 추천하고 싶다. 책을 분실하는 바람에 피드는 올리지 못했지만 엽편형식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정말 즐겁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 참고하시길.
p18 " 풀꽃들도 말이야. 민폐 좀 작작 끼치고 삽입 섹스 좀 하면 좋겠어. 풀꽃들이 번식하는데 내가 왜 괴로워해야 해? "
p38 " 아라는 이 사회가 연애소설의기반을 흔들 만큼 역겹게 뒤틀린 것에 깊게 탄식했다. 인터넷이 빨라서 인터넷 범죄도 빨랐다. 예상치 못한 끔찍함이었다. "
p43 " 97세의 벨런타인씨가 케어로봇이 아닌 교감로봇을 선택한 것은 분명 뻔한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케어 로봇은 굉장히 강건한 다리를 가지고 있지요... 그에 비해 교감로봇은, 여러가지 교감을 목적으로 실계되었지만 가장 인기 있는 용도는 섹스인지라 체우 변형이 쉽도록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집니다. "
p73 " 우리는 박탈당한 세대였고, 세계는 우리에게서 박탈한 것을 영원히 돌려주지 않을 것이며, 그 단호한 거부로 결국 무너져내릴 것이다. "
p95 " 휴, 나란 남자, 어떻게 귀신까지 실망시킨 걸까. "
p195 " 사랑하는 사람이 납작해지는 것은 아무래도 속상하다. "
p207 "그의 책은 친절한 사람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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