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법고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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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양아치들이 권력을 가지고 설치는 대한민국이다.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면 자판기처럼 판사들은 영장을 발부한다. 월북공무원 1명의 사망사건에 전직 장관들이 구속된다. (10.29참사로 몇명이 구속되나 지켜보겠다.) 경찰이 혐의없다 종료한 사건들을 검사가 '발굴'해 야당 대통령후보 저격용 사건으로 만들며, 전례를 보건데 선별적 판단하는 판사들에 의해 범법행위로 결론 날 수도 있다. 감사원을 장악한 검사출신들은 전정권의 먼지하나라도 더 털어내려 칼춤을 추고 있다. 2016년 8월 24일 조국교수는 오마이스쿨에서 진행된 강의에서 '행정부의 감시는 입법부에서 해야 한다'는 근거로 대통령의 심기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감사원을 국회 밑으로 옮겨야 한다 말했었다.  세월은 더 흘렀고 상황은 더 나빠졌다.

조국장관은 현재 진행형인 개인의 아픔 속에서도 책한권을 내었다. 2010년부터 16년까지 띄엄띄엄 진행되었던 '조국의 법고전 읽기' 강의를 새롭게 정리했다고 한다. 법고전이라는 단어에 겁먹을 필요없다. 친절한 선생님은 정말 쉽게 독자의 손을 잡고 법고전을 산책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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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0개의 강의를 정리한다. 프랑스혁명의 배경철학이 되었던 사회계약론의 '장 자크 루소'를 시작으로, 삼권분립의 몽테스키외, 영국 입헌민주제의 근간이되는 존로크와 죄형법정주의의 틀을 만든 '체사레 베카리아' 이야기로 근대 공화정 초기의 법을 둘러싼 주장들을 살핀다.
책 중반에는 토머스 페인의 '상식','인권'등의 책으로 소수자보호 개념과 법치의 개념과 범위를 다루며,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통해 국가는 개인의 자유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다.
후반부, 소크라테스가 말하지 않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문장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세계최초의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인사람으로 설명하며 미국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불복종'의 개념과 연결시킨다. 마무리로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해설을 통해 전쟁없는 세상을 꿈꾼 철학자의 사유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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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안에서 특히 인상에 남았던 몇가지 장면을 뽑아보았다.

SCENS 1
삼권분립론으로만 알고 있던 '몽테스키외'가 현대 복지국가의 주요 개념인 '사회권'을 주창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는 '국가는 모든 시민에게 생활을, 즉 음식물, 적당한 옷,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생활양식을 보장해야 한다.p103).'고 말했다.

SCENS 2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의 시작은 존 로크였다. 그는 '사람이 어떤 물건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그가 퉁한 노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이 첨가된 것에 대한 권리p147'라는 것이다.

SCENS 3
인간의 기본권을 위해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다가 지역상인의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 등. 기본권간 의 갈등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기본권의 서열'이라는 법리가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기본권은 '정신의 자유', 그 다음이 '신체의 자유', 그 아래의 '재산권'이 있다는 것이다. 오호 🧐

SCENS 4
소크라테스가 재판을 받기 얼마전, 폭압적인 참주성을 시행했던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전체 아테네 시민의 5%가 죽었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어 민주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잠주정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심판한 것이라는 뒷이야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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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양서를 통해 이름을 익혀왔던 인물들의 '법'에 대한 이야기 정리는 재미있었다. 필독을 권한다. 아니지. 안 읽어도 좋다. 이런책은 책장에 잘 모셔만 두어도 된다. ☺️ 소소하지만 재미있게 알게된 사실 하나가 떠오른다. 중세 기독교에서는 미혼 남녀의 성교인 사통 fornication 를 '죄악'으로 분류하여 범죄로 처벌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도 타락한 성직자들의 성폭력은 일상화 되어있었을 터인데, '일상'을 범죄로 처단할 수 있는건 권력때문일 것이다. 전직 장관의 딸의 상장위조는 징역4년형이고 현직 장관 딸의 논문위조는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다. 권력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는 아직 '법치'로 운영되는 '현대사회'에 살고 있지 못한 모양이다. 참, 서글프다.

p26 " 오직 합법적인 권력에만 복종할 의무가 있다 -루소- "

p76 "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에 (몽테스크외 의) '법의 정신'의 핵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권력이 쪼개지고 이 권력들끼리 서로 감시,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중요한 지적입니다. "

p286 " 다만 어느 국가에서나 머리 좋은 '모범생'의 경우 기성의 지배적 이데올로기, 법리, 도덕, 관습 등을 그대로 따르는 경향이 있음을 경고하기 우함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개방적이고 두려움을 모르는 지성인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p295 " 인간성을 위협하는 위험은 개인적 충동과 선호의 과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결핌에 있다. ... 진보의 원칙은, 그것이 자유를 사랑하는 형태든 개량을 사랑하는 형태든, 관습의 지배에는 반대하고, 적어도 관습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을 요구한다.... 하나의 인민은, 일정 기간 빈보적이었다가 그 다음에는 정지한다. 언제 정지하는가? 그것은 개성을 갖지 못할 때다. -존스튜어트 밀- "

p403 " 우리는 먼저 사람이 되고, 그다음에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함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오히려 착했던 사람들도 법을 존중하기 때문에 나날이 불의의 하수인들로 변해가고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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