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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도파민네이션

by 기시군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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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내추럴 본 쾌락주의자가 나다. 😁 학교 때 표피적으로 배운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를 주절거리며 고등학교때 이미 흡연음주와 친해지기 시작했으며, 연예나 방황도 또래들보다 빨리, 많이 했던 것 같다. 비롯 철이 들고 나의 쾌락 만큼 '남의 쾌락'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또한 에피쿠로스의 쾌락 역시 '고통의 부재' 상태를 이른다는 사실을 알고나선 대외적인 쾌락주의자 선언은 포기했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성향이 바뀌는건 아니다. 지금도 쾌락에 중독되어 '화요'의 술기운을, 낙서의 자폐적 쾌감을 놓질 못한다. (밝힐 수 없는 몇몇 길티플레저까지 있다. 🫣)이런 내가 뇌의 쾌락구조에 관련된 책을 만났으니 읽지 않을 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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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미국에서 '중독치료센터'의 센타장을 하는 정신과 의사의 쾌락과 중독에 대한 사례와 방어책에 관련한 편안한(?) 에세이집이다. 3부로 구성이 되어 있고 1부는 쾌락과 중독, 도파민의 기본적인 관계를 다루고 있다. 2부에선 중독상태에 처한 개인을 구원하기 위한 방법론을 주로 다룬다. 마지막 3부에선 오히려 '고통'을 이야기한다. '고통'으로 '쾌락'을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 기억해 놓을 만한 실용적인 팁이 꽤 많다.

책의 베이스, 쾌락과 고통의 관계만 잠깐 보자. 쾌락과 고통은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시소처럼 양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한다.  쾌락를 찾는 행동으로 도파민의 분비가 많아지면 뇌는 시소는 쾌락 쪽으로 기울어지며 우리는 더 많은 쾌락을 느끼게 된다. 다만 뇌가 가지고 있는 '자기조정 메카니즘'으로 다시 원상으로 복구를 하게 된다. 문제는 복구하는 가속도 때문에 시소가 중간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쾌락으로 얻는 만큼의 무게가 고통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다시 시소의 중심을 옮기기 위해 도파민에 의지하게 된다. 시소놀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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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열거한 쾌락중독의 케이스는 다음과 같다. 술, SNS, 담배, 쇼핑, 디저트, 커피, 매운음식, 일, 게임, 과자 등등. 우리모두두 한두가지 이상은 약하게라도 중독되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도 '로멘스소설'의 에로틱에 중독 경험을 가지고 있다. #피로사회 라 불리우는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 만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자극과 쾌락, 도파민을 찾는다. 책에서 뿐만 아니라 살짝만 고개들 들어도 과도하게 '중독'되어 있는 이웃들을 쉽게 만날수 있다. 우리나라야 폭력을 휘두르는 알콜중독자, 성형중독 등이 떠오르지만, 미국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피오이드라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의 남발에 따른 마약중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사회 시스템이 중독사회를 촉진하는 모양새이고 우리나라도 완전 남의 이야기라 할 처지도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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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쾌락이 궁금해서 도파민 책을 읽었는데 미국 걱정을 더 많이 본것 같다. 🤔 물론 궁금한 점도 많이 해결은 되었다. 도파민의 정체, 도파민 자체가 쾌락은 아니라고 한다. 도파민은 쾌락을 향해 움직이게 하는 도구일지 모른다. 예를들면, 도파민을 만들수 없게 된 쥐는 음식을 코 앞에 두어도 먹으러가지 않아 굶어죽게된다고 한다. 내가 내 삶을 이어가는 것, 그 원동력을 만들어내는 신경전달물질이 '도파민'인 것이다. 약물이 아닌 형태의 '도파민'을 찾아가는 것을 저자는 추천한다. 쉽게는 찬물에 샤워하기. 조금 어렵게는 러너스하이(극한으로 달릴때 오는 쾌감은 머리로만 안다 😓). 이런 의도적이고 규칙적인 고통이 작은 쾌락도 크게 즐길 수 있는 뇌구조를 만들어 준다고 한다. 몇가지는 참고로 써먹어 볼 요량이다.

덧,
신기한것 에피소드 하나. 자위에 중독된 남자환자이야기다. 오랫동안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전기자극을 줄 수 있는 남성용 자위기계를 건전기, 화장실 손잡이 등등 집안 물건들을 뜯어붙혀 발명해서 사용했다는 데, 자위 중독이 궁금한게 아니라 그 기계자체가 무척 궁금했다. 😘 역시 공대출신들은 위대하다.

p55 " 고통을 둘러싼 패러다임의 전환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알약을 대량 처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미국 성인 25퍼센트이상, 미국 어린이 5퍼센트 이상이 매일 정신 치료제를 먹는다. "

p64 "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비참함을 피하려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

p67 "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

p155 " 2009년 당시 아칸소주에선 ...... 제조업자들과 유통업자들이... 오피오이드(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퍼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 아칸소주 의사들은 아칸소 주민 100명당 116장의 오피오이드 처방전을 썼다."

p175 " 연구자들이 혈액 샘플을 살펴본 결과, 찬물 입욕은 혈장의 도파민 농도를 250퍼센트, 혈장의 노르에피네르핀 농도를 530퍼센트 증가시켰다. "

p177 " 고통에 간헐적으로 노출되면 본연의 쾌락 설정값은 쾌락 쪽에 무가게 더 실린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시간이 갈수록 고통에 덜 취약해지고, 쾌락은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다. "

p209 " 평균적인 성인은 하루에 0.59-1.56번 거짓말을 한다. "

p231 " 소셜미디어는 거짓 자아가 넘쳐나는 곳이다. 우리로 하여금 거짓 자기를 훨씬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했고, 우리 삶을 현실과 동떨어진 서사로 관리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

p247 " 수치심이 우리 자신을 나쁘게 느끼게 하는 감정이라면, 죄책감은 긍정적인 자아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인정하는 감정이다. 수치심은 부적응적 감정, 죄책감은 적응적 감정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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