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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나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by 기시군 202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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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없이는존재하지않는세상 #카를로로벨리 #쌤엔파커스 #Helg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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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아인 나의 존재와 세상은 아무상관 없다. 양자중력이론의 대가 로벨리교수님은 뻔히 알고 있는 이 과학적 사실을 비틀어 새 책을 냈다. 거의 '양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급의 허황되어 보이는 제목의 이 작은 책에서 교수님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궁금했다.

내용에 앞서 책이 정말 이쁘다. 실키하다해야 하나 보드라운 촉감의 한손에 착감기는 느낌이 책읽는 맛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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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양자역학관련 책들이 그러하듯이 기본부터 시작한다. 7개의 챕터에 대한 느낌이다.

1.
하이젠베르그가 발견한 '양자역학' 이야기로 시작한다. 확률로 존재하는 양자, 입자성이야기는 '관찰'에 대한 오묘한 특성에 방점을 찍는다.

2.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알수없다. 전자는 확율로 특정위치에 존재한다. 양자의 '중첩' 개념이다. 고양이 이야기는 지겹다. 🐈 불확정성원리에서 대해 복습한다.

3.
존재한다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보자.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인공이 여인을 유혹할 때 했던 멘트가 있다. 당신과 나는 이렇게 닿아있지만 실제론 거의 대부분이 빈공간이다. 핵력 덕분에 아주작은 양자들의 힘으로 우리는 존재할 수 있다.

4.
빛보다 빠르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말도 안되는 현상이 증명되었다. 양자얽힘이 그것이며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입자 같은 두 물체가, 마치 서로 계속 대화할 수 있듯이 이상한 유대를 유지하는 현상...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연인이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것처럼p115'

5.
레닌 등의 유물론의 사회를 해석하는 관점,  고대 인도의 대승불교인 '나가르주나'를 통해  양자역학이 인간의 종교과 사회와의 관계를 사유해 본다.

6.
의미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로 삭막한 과학 양자역학에 인간의 훈기를 불어넣는다.(넣으려고 시도한다.)

7.
세계의 실체는 언제나 궁금하다. 관계로 존재하는 양자역학, 그걸 기초로 세계는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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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관찰'의 중요성과 의미를 따지시면서도 좀더 디테일한 내용은 건너 뛰셨다. 의도가 있을듯도 하지만, 짧은 나의 지식으로는 '관찰'여부에 따라 전자의 위치가 달라진다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실감하기 어렵지만, 관찰행위 자체가 '광자'의 반사값을 확인하는 것인데 광자에 부딪히는 '전자'는 너무나 작기 때문에 부딛히는 순간 위치가 바뀌어 우리는 전자의 속도와 위치를 동시에 알수 없다는 것이다.

여타 다른 과학교양서와의 차이점은 철학자, 정치가 등 문과적(?) 인물들을 사유하신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레닌과 그의 스승 마흐를 통해 '양자역학의 관계론적 해석'을 시도한다. 역사는 과정이며, 이는 상호작용으로 감각되며 그것이 사물과 사물의 관계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이부분을 양자역학과의 공통점으로 인지한다. 조금 더 나가 고대 인도 철학자 '나가르주나'를 호출하신다. 그의 '공空' 의 개념을 가져와 '다른 어떤 것과도 무관하게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p177'로 자신의 양자'관계'론을 설명한다. 공이라는 사상이 단지 비었다는 뜻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며 양자역학이 실제보다는 '관계'속에서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부연한 것이다.  

🌏
일반적인 물리학자는 정신적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벨리 교수는 너무나도 많은 심적(각종 의미, 목적, 감정, 감각, 도덕, 직관,창의성,의식 등등등)세계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물론 물리적 실체를 배제할 순 없다. 다만 사물의 총제를 위한 '외부관점의 존재'에 의문을 품고, 상호작용속에서만 존재하는 양자(물질)을 이야기하며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즉 나와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하는 세상에 방점을 찍고 싶어한다. 아마도 ' 느낌을 경험하는 '내'가  우리의 심적 과정의 통합된 총체p215'라는 말에서 인간이 배제된 양자역학에 서늘함에 '우리'라는 인간의 온기를 담고 싶었던건 아닐가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동의 여부를 떠나서 한번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독서였다.

✍ 한줄 감상 : 초급자용 양자역학 입문서 한두권은 읽고 이 책을 읽길 추천드림.

덧,
양자의 세계속에선 위치에 속도를 곱하는 것과 속도에 위치를 곱하는 것이 같지 않다고 한다. 거시세계에선 3 * 4나 4 *3 이나 결과값은 같다. 하지만 양자세계에선 그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교수님은 이 부분을 '해독하려고 하지 마세요p52' 라고 충고했지만 궁금증이 가시진 않는다. 위치를 관찰한 후의 위치는 실제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값이 달라지는 걸까? 어렴풋이 추정만 할 뿐이다. 이처럼 양자역학은 봐도봐도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특히 이런 문송이들에겐 말이다. 🧐

p24 " (하이델베르그 해석) 전자가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물체라는 생각을 포기하자. 전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것을 포기하자. 우리가 관찰 할 수 있는 것, 즉 전자가 방출하는 빛의 강도와 진동수만 기술하자. 모든 것을 오직 관찰 가능한 양에 근거해서만 설명하자. "

p27 " 보어의 가설에 따르면, 우리가 원자의 전자에서 관찰하는 것은 전자가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도약할 때 방출되는 빛입니다. "

p51 " 입자성은 관찰, 확률과 함께 양자론의 세 번째 핵심 개념입니다. "

p55 " (닐스보어) 양자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양자에 대한 추상적인 설명만이 있을 뿐이다. 물리학의 임무가 자연이 어떠한지 기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리학은 자연에 대하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를 다룰 뿐이다. "

p96 " 내가 여기서 설명하는 양자론의 '관계론적' 해석의 핵심은, 양자론은 양자적 대상이 우리(혹은 '관찰'이라는 임을 하는 특별한 실체)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는 발상입니다..... 즉, 물리적 대상이 다른 물리적 대상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술하는 것이죠. "

p101 " 전자가 어떤 것과도 상호작용을 하지 않을 때, 그 전자에는 물리적 속성이 없습니다. 위치도 없고 속도도 없는 것입니다. "

p137 " 세계는 연속적이지 않고 입자로 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하한이 있어서 사물이 무한히 작아질 수 없다. 또한, 미래는 현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물리적 사물은 다른 물리적 사물에 대해서만 속성을 가질 뿐이며, 이러한 속성은 사물들이 상호작용할 때만 존재한다. "

p162 "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에 반대하며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보어는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지 말라'고 응수했습니다. "

p170 " 관계적 사고는 물리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화학에서 원소의 속성이란 다른 원소들과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입니다. "

p183 " 나가르주나는 양자를 다루는 이 미천한 기계공에게, 물리적 대상이 그 발현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무엇인지 반드시 묻지 않고서도 물리적 대상의 발현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

p209 "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정보이며, 이는 우리와 세계 사이의 상관관계입니다. 우리는 이 상관관계 안으로부터 세계를 알게 됩니다. "

p217 " 과정과 사건, 상대적 속성과 관계들의 세계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물리적 현상과 정신적 현상 사이의 괴리는 훨신 줄어듭니다. "

p220 " 관계적 관점에 설 때 우리는 주체/객체, 물질/정신의 이원론에서, 실재/사고 또는 뇌/의식의 환원 불가능해 보이는 이원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p228 " 의식은 신체와 세계가 가변적이어서 계속적으로 변동하는 입력을 에측하려는 뇌의 활동입니다.... 예측의 오류를 부단히 최소화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

p233 " 그리하여 저는 개인적 자아라는 개념도, 사춘기 시절 저를 거칠고 고독한 질문으로 이끌었던 반항적이고 고독한 자아도, 스스로 완전히 독립적이고 완전히 자유롭다고 믿었던 자아조차도, 결국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 속의 잔물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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