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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소녀 #클레어키건 #다산책방 #F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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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올해의 소설 상위권에 랭크된 걸 봤다. 나머진 다 읽었고, 이 책은 뭐지 싶었다. 맡겨진소녀라니 추리소설인가 싶어, 부담없이 다른 책들과 함께 주문했다. 받아든 책은 100여 페이지의 짧은 단편소설. 정말 소녀가 어디 맡겨졌다 돌아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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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반 식구들 많은 가난한 농부의 딸 중 한명 인 주인공 소녀는 어머니가 막내를 출산할 동안 먼 친척부부네 집에 맡겨진다. 얌전하고 말없는 그녀는 집과는 너무 다른 이집 부부의 태도에 놀란다. 무심하고 방치하는 친부모들과 달리 다정하게 이것저것 불편함이 없게 소녀를 돌봐주는 아주머니, 무뚝뚝해서도 배려하고 손을 내밀어주는 아저씨. 짧은 시간이지만 소녀는 이들에게 빠져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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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칭찬하는 부분인 절제의 미가 돋보인다. 문장하나하나 흥분하는 구석없이 딱 그만큼만 표현하고 있다. 아니 그만큼에 이르기 직전까지만 표현되는 감정들은 그것이 미움의 마음이던, 사랑의 마음이던 알싸한 문장으로 작품을 감싸낸다. 주제의식은 그렇게 특별하진 않다. 성장하는 사람의 사람을 둘러싼 보살핌과 사랑에 대한 일반론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랑의 전달과 안정감이 그 당사자인 '소년/소녀'에게 어떤 세상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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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게 된 소녀의 후반부 이야기, 그 중 짧은 단어하나가 우리를 작은 감동의 세계로 끈다. 생물학적 부모의 권리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사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더 넓혀줄 수 있다는 것. 이런것들을 이렇게 조용히 일러주는 것이 소설의 좋은 '영향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 한줄 감상 : 짧고 쉽지만,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맑고 품위있는 단편소설.
p28 " 우리는 계속 걸어가고, 양동이의 가장자리를 타넘는 바람이 가끔 속삭인다.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
p30 "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
p69 " 아저씨가 손을 잡자마자 나는 아빠가 한 번도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음을 깨닫고, 이런 기분이 들지 않게 아저씨가 손을 놔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힘든 기분이지만 걸어가다 보니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
p73 " '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
p74 " 예감, 좋은 여자는 멀리 내다보면서, 남자는 낌새를 채기도 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미리 알아차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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