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Life

대담 질 들뢰즈

by 기시군 2024. 5. 24.

✔️
#대담 #질들뢰즈 #갈무리 #Pourparlers_1972_1990

📚
들뢰즈가 왠지 좋았다. 여기저기 주점주점 해설서나 동영상강의 몇 편 듣고 난 뒤라, 조금의 다만도 있었다. 이 책의 홍보문구에 ‘입문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는 문장이 있었기 때문에 만만해 보였다. 특히나 논문이 아닌 대담집이라니 당연히 쉬울 것으로 판단했고 책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아님을 깨달았다. 😢

📚
책은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13개의 인터뷰와 미발표 원고를 포함한 4개의 짧은 글, 총 17편의 글이 실려있다. 아무튼 완독은 했으니 능력닿는데까지 정리해 둔다.

*1부 #안티오이디푸스 에서 #천개의고원 
들뢰즈의 초기작 #차이와반복 이후, 가타리와 조인 하고 발표한 2권의 책에 대한 인터뷰가 3편 실려있다. 이 난해한 인터뷰를 이해하기 위해선, 대상이 되는 2권의 책의 최소한의 요지는 이해해야 인터뷰의 반정도(1/3?)를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 ‘안티 오이디푸스’는 욕망을 ‘결여’로 파악한 라캉의 반대입장에서 시작한다. 욕망은 억압이 아니라 생산적인 힘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현대 자본주의는 이 욕망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두 번째, ‘천 개의 고원’의 핵심은 ‘다원성’이다. 수직적인 트리구조의 사고가 아닌 뿌리덩굴처럼 층위의 구분이 없는 리좀(Rhizome)식 사고를 제시한 책으로 사회, 생물, 기술적 요소들에 의한 상호작용, 고정적이지 않은 변화, 유동성을 강조하는 저작이다. 

*2부 영화
고다르의 영화 등 책에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당대 영화들을 예시로 논의가 진행되는데 영화를 꽤 봤다는 자만(?)하는 나조차 언급되는 영화들의 거의 대부분을 보지 못한 점에서 무척이나 읽기가 힘들었던 부분이다.

그저, 들뢰즈가 영화에 집중했던 배경만 정리해 보자. 아마 벤야민의 #아우라 에 영향을 받았던 듯싶다. 사진의 탄생이 그리고 그 사진에 운동성을 부여한 영화라는 예술품의 생산조건의 변화는 예술의 개념 자체의 변화를 일으키는 혁명이다. 들뢰즈는 영화가 가지는 ‘운동성’에 관심을 두고 ‘영화논리학’을 만들려는 노력 했다. 이 동시대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계속 개진한 이유가 된다. 

*3부 미셀푸코 
알려진 것처럼 푸코는 권력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것으로 인정을 받은 철학자다. 들뢰즈 입장에선 권력과 역사의 주체, 담론에 대한 접근방식의 혁신 등에 많은 영감과 공감을 표한다. 두 철학자 모두 ‘동일성’보다 ‘차이’를 강조하는 후기 구조주의 학자로서 서로가 서로에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 챕터에서는 푸코를 대변하는 들뢰즈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4부 철학
그가 정의한 철학의 의미를 음미해 볼 수밖에 없다. ‘ 과학은 진정한 대상은 함수를 창조하는 것이고, 예술의 진정한 대상은 감각가능한 집적물들을 창조하는 것이며, 철학의 진정한 대상은 개념들을 창조하는 것p227’ 라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 사이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 말한다. 관계의 관심은 ‘중재자’로서의 철학을 의미한다. 서로 간의 관계를 통해 ‘내’가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5부 정치
푸코의 철학과 계속 이어진다. 푸코의 의해 정립된 ‘규율사회(파놉티콘을 생각하자)’는 20세기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보다 정교해진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는 통제사회로 변화했다고 그는 바라본다. IT기술의 발달이 더 자유스러워 보이지만 실상은 더 은밀하고 깊게 통제하는 세계상의 변화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
내 식으로 들뢰즈를 이해할 때, 언제나 ‘주름’을 떠올린다. 접히는 그 부분, 주름으로 우주를 설명한 들뢰즈지만, 인간인 난 내 안의 ‘주름’으로 만들어진 ‘나’를 사유할 수밖에 없다. 정신과 물질의 얽힘. 직선적이 않은 삶. 비선형적인 삶. 어중간 호감으로 만 끝낼 수 없어 집어 들었던 책인데, 역시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읽을 거리만 늘어난다. 완독과 반불구형태의 정리피드 완성한 것으로 만족한다. 이번에는. 🥲

✍ 한줄감상 : 질들뢰즈 입문서는 아니다. 최소한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에 대한 선행공부가 어느 정도 필요한 책. 데리다, 푸코, 들뢰즈 입문서와 니체까지는 살짝 알고 들어와야. 반은 건진다. 😂

p21 “ 나는 철학사에 의해 어느 정도 유린당한 마지막 세대들 중 한 세대에 속해 있지. 철학사는 철학에 분명히 억압적인 기능을 행사하네. “

p40 “ 프로이트는 리비도로서의 여ㅛㄱ망, 생산하는 욕망을 발견했으나 그것을 다시 가족표상(오이디푸스) 안에서 끊임없이 소외시켰다는 것. 정신분석은 맑스가 정치경제학에서 통찰했던 것과 같은 서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 

p41 “ 오이디푸스는 근본적으로 욕망하는 기계에 대한 억압장치이지 결코 무의식의 형성물이 아닙니다. “ 

p56 “ 철학은 언제나 개념으로 작업해요. 철학을 한다는 것은 개념들을 만들거나 창조하고자 애쓰는 것이지요. “

p67 “ 시스템이란 개념들의 집합이조ㅛ. 개념들이 더 이상 본질이 아니라 정황들과 관련될 때, 그 개념들의 집합이 열린 시스템입니다. “ 

p72 “ 고유명사는 인격을 지시하기 훨씬 전에 힘, 시건, 운동 그리고 움직임, 바람, 태풍, 질병, 장소, 순간을 지시하지요. “ 

p88 “ 철학은 귀속 판단(하늘은 푸르다)과 존재 판단(신은 있다), 이 판단들의 환원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에 대한 토론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p112 “ 영화가 이미지에 운동을 심고 싶었던 것처럼, 철학은 운동을 사유에 자리 잡게 하고자 했습니다. “

p159 “ 나는 푸코로부터 하나의 이중적인 것을 추출해내고 싶었습니다. 푸코가 이 단어에 부여했던 ‘반복, 복제, 같은 것으로의 회귀, 흠집, 지각불가능한 차이, 양분, 치명적인 찢어짐’의 의미에서 말이죠. “ 

p182 “ 권력은 정확히 앎의 형태들 사이 혹은 그 아래로 지나가는 비정형의 요소입니다. 그래서 미시물리학이라고 말한 것이죠. 그것은 힘, 힘들의 관계이지 형태가 아닙니다. “ 

p183 “ 푸코에 따르면, ‘접힘’은 힘이 자기와 맺는 관계입니다. 힘들의 관계를 ‘이중화’하는 것이 관건이지요. “ 

p187 “ 도덕은 특별한 유형의 억압적 규칙들의 집합으로 제시되며, 행동들과 의도들을 초월적인 가치들과 관련시켜 심판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윤리는 우리가 한 일, 우리가 말한 것을 그것이 함축하는 실존 양태에 따라 평가하는 임의의 규칙들의 집합이지요. “ 

p191 “ 푸코의 표현을 따르자면, 사유는 하나의 ‘까다로운 행위’,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실행하는 폭력이 됩니다. “

p192 “ 사유를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삶과 죽음, 이성과 광기가 노니는 선과 대면하고, 이선은 당신을 이끕니다. “ 

p207 “ 사유에 접근하는 것은 존재자 존재자의 주름을 항해 가는 것이다. - 하이데거 - “

p224 “ 철학자는 반성하는 자가 아니라 창조자이다. “

p251 “ 철학은 관조도 반성도 아닌 만큼 소통이 아닙니다. 철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개념들을 창조하기 때문에 본성적으로 창조적이거나 심지어 혁명적이죠. 그 유일한 조건은 개념들이 필연적이고 낯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p259 “ 위대한 철학자들은 또한 위대한 스타일리스트입니다….. 스타일은 언어의 변이, 변조 그리고 모든 언어활동을 외부로 향하도록 하는 긴장입니다. “

p289 “ 세계는 각 영혼 안에 주름 잡혀 있지만 다르게 주름 잡힙니다. 왜냐하면 밝혀지는 것은 주름의 작은 면이기 때문입니다. “

p310 “ 맑스에게 우리가 가장 흥미로워한 것은 자본주의를 끊임없이 자기 고유의 한계를 밀어붙이고 항상 더 큰 차원에서 자신의 한계를 다시 마주하는 내재적 체계로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 

#독후감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추천도서 #bookstagram #book #책추천 #책소개 #서평 #대담질들뢰즈_기시리뷰 #철학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Cul-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이야기들  (0) 2024.05.28
박시백의 고려사  (0) 2024.05.26
디 에센셜 김연수  (0) 2024.05.22
불화하는 말들  (0) 2024.05.20
면도날  (0) 2024.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