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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정확한 사랑의 실험

by 기시군 2024.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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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사랑의실험 #신형철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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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신형철교수의 과거 책이 궁금해졌다. 내가 재작년 올해의 책으로 뽑았던 #인생의역사 나 처음 신교수를 알게 해 준 #슬픔을공부하는슬픔 이 외 책들을 뒤졌다. 가장 먼저 검색되는 책이 이 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었다. 영화평론집. 이미 발간된 지 10년이 지난 책이라 꽤 지난 영화들 이야기들 일 것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난 그의 문장을 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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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시네21 에 연재되었던 글과 기타 다른 매체를 통해 발표되었던 27편의 영화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1부는 사랑을 다룬 영화들을 더듬는다. #가장따뜻한색블루 #건축학개론 #내아내의모든것 등 여러 작품들을 통해 ‘정확한 사랑’에 도달하고자 하는 비평들을 실었다. 

2부에서는 ‘욕망’을 이야기한다. 주로 #홍상수 와 이젠 세상에서 사라진 #김기덕 의 영화들을 통해 불안과 우울, 그리고 소유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욕망의 구조를 탐한다. 

3부는 ‘윤리’다. 이창동의 ‘시’의 이야기가 #설국열차 까지 이어진다. 한 개인에게 닥치는 사건에 대한 결정과 그 과정, 사회적 태도가 만들어지는 절차 등이 차분하게 그려진다. 

4부에선 ‘의미’들을 찾아본다. #라이프오브파이 , #그래비티, #노예12년 등 몇 개의 작품들 속에서 인간이 가지는 ‘희망’의 역할, 그것이 삶의 의미에 미치는 범위, 방향등을 나름의 서술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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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소설의 공통점은 ‘서사’에 있다. 신교수에 따르면 세상의 판단 단계는 여러 개가 있다고 한다. 정치적, 과학적, 법률적, 도덕적 판단 등. 하지만 어떤 사회적 판단기준으로도 ‘포착할 수 없는 진실 p65’이 존재하며, 그것은 예를 들었던 사회적 판단과는 다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저 ‘외도를 하다 자살한 여자’ 이야기인 #안나카레리나 의 서사는 2000페이지에 달한다. 신교수는 이것을 ‘문학적 판단’이라 칭한다. 

이런 기준으로 그는 나름의 ‘영화적/문학적 판단’ 을 진행한다. 멋지고 대단하며 탁월한 성취 따위의 수사는 없다. 작품을 두고 영화 안의 인간들에 대한 ‘결여’와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변화’를 사색한다. 영화를 보고, 다시 영화를 깊게 읽는 경험을 선사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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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가 부담스러워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이창동 감독의 ‘시’를 OTT로 봤다. 배우 윤정희의 연기는 너무 올드하지 않나하며 비판적으로 시작된 영화감상은 상영시간이 지날수록 내 안에 무언가를 녹여내는 느낌으로 변화되어 갔다. 인간으로 태어서 인간다움이 무엇일까, 문학이 그 무거운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를 생각해주게 하는 영화. 이 책 때문에 그 의미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몇 편 더 찜해 놓았으니, 신교수의 도움을 받아 몇 편 다시 영화를 ‘읽어’ 볼 요량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 한줄감상 : 이 책의 단 하나의 단점은 어쩔 수 없이 10년 전 영화를 다루고 있다는 것뿐이다.

p26 “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 

p39 “ ‘비평의 해부(1957)’에서 노스럽 프라이는 산문으로 된 문학작품을 네 갈래로 나눈다. 소설, 로망스, 고백, 아나토미(해부). “ 

p46 “ 사랑이 실패한 것은 내가 타자를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 ( #몰락의에티카 재인용) “

p64 “ 인간의 내부에는 여러 마리의 짐승이 산다. 진화심리학은 그중 하나를 본능이라 부로고, 프로이트는 다른 하나를 충동이라 부르며, 라캉은 또 다른 하나를 욕망이라 부른다. “ 

p86 “ 홍상수 영화에서 중요한 테마가 ‘차이와 반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름 때문에 같음이 흥미로워진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시간과 공간’이라는 숙명 위에 존재하는 우리에게, 완전히 동일한 것의 반복이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 

p113 “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세 단계를 차례로 밟아가는 일이다. 그 세 단계를 각각 ‘주석’ ‘해석’ ‘배치’라고 명명할 수 있다. 우리는 우선 텍스트가 다루고 있는 것들의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하고(주석),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서 텍스트의 ‘의미’를 추론행내야 하며(해석), 이렇게 추론된 의미가 어떤 ‘의의’를 갖는지를 평가하면서 그 텍스트가 놓일 가장 적절한 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배치) “ 

p117 “ 많은 훌륭한 이야기들의 원천이 대체로 인간의 행복이 아니라 불행인 것은 왜인가. 말년의 프로이트는 인간이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해지는 데 더 많은 재능을 타고났다는 사실을 착잡하게 인정해야만 했다. “ 

p138 “ 문학 텍스트에서 흔히 ‘사실’과 ‘진실’은 구별된다. “ 

p141 “ 용서해 줄 존재가 없을 때 속죄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누구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용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속죄에는 끝이 있을 수가 없다. 다만 끝없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고, 만약 당신이 소설가라라면, 끝없는 다시 쓰기가 필요할 뿐이다. “ 

p165 “ ‘마르크스’는 혁명이 세계사의 기관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사정은 그와는 아주 다를지 모른다. 아마 혁명은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비상 브레이크일 것이다. ( #벤야민선집5 재인용)

p168 “ (설국열차) 이 영화는 절망도 희망도 선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없음 그 자체를 선택한 것이다. “

p170 “ 프로이트적인 해석은 모든 사물을 성적 상징으로 변환하는 기술이 아니라, 이성과 의지의 산물인 것처럼 보이는 행위와 사건들에 무의식적인 요소가 얼마나 깊숙이 ‘매개’돼 있는지를 따져보는 작업이다. “ 

p175 “ 박찬욱의 영화를 열 수 있는 열쇳말 중 하나는 ‘부조리’ 일 것이다. “ 

p196 “ 흔히 이야기의 기본 요소를 인물, 사건, 배경이라고도 들 한다. 여기서 인물로 번역된 말의 원어는 person이나 figure가 아니라 character다. 성격이 없으면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 

p206 “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한 ‘인물(성격)’이 특정한 ‘상황’에 던져졌을 때 어떤 특정한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작업이다. “

p212 “ 이 영화(그래피티)는, 삶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는 잠재적 허무주의자들에게, 생명은 그 자체로 긍정돼야 마땅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스페이스 시뮬레이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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