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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괘씸한 철학 번역

by 기시군 2024.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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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한철학번역 #코디정 #이소노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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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한 2주 별로 떳떳하지 못한 알바로 목돈을 모은 적이 있다.(물론 불법적인 일은 아니었다. ☺️) 알바로 모은 돈의 절반정도를 철학책 등 평소 노리던 책들을 쓸어 담는 데 썼다. 리바이어던, 짜라투스투라, 현상학책, 알튀세르, 구조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당연히 칸트, 등 이 떠오른다. 그와 중에도 헤겔은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열댓 권의 원전들을 쌓아놓고 뿌듯했던 건 잠시였던것 같다. 문학책, 철학책이라곤 맑스관련 책만 읽던 내겐 이 책들은 암호문에 가까웠다. 그 책들은 책장만 장식했고, 그것들에 대한 지식은 해설서나 다른 곳에서 조금씩 ‘이해’를 해 나갔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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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꽤심한 철학번역’은 나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철학 원전들은 왜 이렇게 어려운 말들로만 채워져 있는지, 그 원인을 ‘번역’으로 판단하고 일부라도 다르게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칸트의 정언명령의 예를 보자. 직관적이지 않다.  하지만 책에 따라 ‘무조건적인 명령’이라 번역되어 있다면 훨씬 편하게 철학에 가까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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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어렵고, 혹은 잘못 번역되어 사용되는 철학단어를 정리해 본다. 그 이유는 직접 책을 읽고 이해하면 좋겠다.   

*마음(Mind) ->  머리
*정신(Spirit) -> 영 (서양철학문헌에서 이 단어는 ‘신’ 또는 ‘신성한무엇’임)
*영혼(Soul) -> 정신 (‘그 사람’의 고유한 정신을 뜻함)
*통각(Apperception) -> 자의식
*선험적(A priori) -> 선천적 
*선험적(Transcendental) -> 초월적
*형상(Form) -> 형식
*질료(Matter) -> 재료
*실체(Substance) -> 본질 (형이상학은 substance를 탐구하는 학문)
*실재(Reality) -> 실체
*사고(Thought) -> 생각
*존재자(A being) -> 존재 (者를 의존명사가 아닌 접미어로 사용하면 안 됨)
*외연(Extension) -> 크기
*내포(Intension) -> 세기
*종합(Synthesis) -> 연결
*통일(Unity) -> 하나 됨
*전칭(Universal) -> 보편
*특칭(Particular) -> 개별
*단칭(Singular) -> 단일
*무한(Infinite) -> 긍정부정 (논리학에서는 자체의 의미보다 문맥을 전제함)
*정언(Categorical) -> 무조건 
*가언(Hypothetical) -> 조건
*선언(Disjunctive) -> 선택
*실연(Assertoric) -> 확정
*명증(Apodeictic) -> 필연
*변양(Modifications) -> 변환물 
*재생(Reproduction) -> 복제
*도식(Schema) -> 윤곽
*예지체(Noumenon) -> 사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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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잘못된 이유는 ‘일본’에 있다. 메이지유신 이후 빠르게 서양의 사상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일본은 자기식 번역을 급하게 진행했고, 식민지 시대 이후 한국은 그 일본의 번역을 큰 비판의식 없이 가져다 썼다. 덕분에  ‘ 독자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문해력을 잃어버렸고, 대중은 죄 없이 무식해졌다. p35’ 며 안타까워한다. 

물론, 이 한 권의 책으로 원전을 다 편하게 읽을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이 주요 예문으로 다룬 칸트의 책은 다시 도전해 볼만하겠다는 느낌은 들었다. 물론 당장은 아니다. 😂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회사라도 짤리고 나면 찬찬히 들쳐볼 생각이다. 
 
✍ 한줄감상 : 쉬운 한국어로 철학공부하기가 가능하다는 예시를 알려주는 책. 

p24 “ 일본인이 만든 단어로 ‘질료’니 ‘실재’니 하는 단어들은 그 오랜 세월을, 여러 세대가 나고 진 긴 시간을 줬건만 ‘한국어가 되지 못한 일본어’이다. 평범한 한국인이 보통의 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 

p31 “ 니사 아마네는 ‘철학’이라는 단어를 발명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시간, 공간, 이성, 긍정, 부정, 명재, 개념 등의 단어도 별견했거나 발명했다. 니시 아마네의 이런 발명품은 현대 한국어에 잘 편입됐다. “ 

p49 “ 철학은 인간 지식에 관한 학문이다. 전통적으로 자연학, 윤리학, 논리학으로 나눈다. 자연학은 이 세계에 대한 철학(즉 자연철학), 윤리학은 인간 행동에 대한 철학(즉 도덕철학), 노리학은 인간 생각에 관한 철학이다. “ 

p51 “ Mind는 고대 그리스 ‘Nous’에서 유래된 단어로, 머릿속에서 괜히 떠오르는 생각이 아니라, 지적이고 논리적이며 이성적인 생각을 포함한다. “

p55 “ 지식에는 형식 부분이 있고, 내용을 배제한 후 형식만을 탐구하려면, 결국 경험적이지 않은, 경험이 개입하지 않는 것을 탐구해야 한다. 그런 것을 일컬어 순수라고 부른다. “

p67 “ 철학에서 표상은 ‘머릿속에 있는 것’을 뜻한다. 근래 들뢰즈를 번역하는 사람들이 표상을 일컬어 ‘재현’이라고는 단어로 번역하곤 한다. 재현하든 재현하지 않든 인간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은 모두 표상이다. “ 

p85 “ 칸트는 인간의 지식을 경험을 통해 통해 획득된다고 전제한다. 경험은 대상 그 자체를 직접 얻는 게 아니다. 인간의 머릿속으로 그 대상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식 대상에 대한 경험의 한계이다. “ 

p93 “ 플라톤의 form과 아리스토텔레스의 eidos는 동의어임에도, 전자는 이데아라고 칭하고 후자는 형상이라 부른 것이다. 이런 사소한 어긋남이 철학을 어렵게 만든다. “ 

p109 “ 우리 머릿속에는 수많은 판단이 보관되어 있다. 그런 판단들을 연결해서 어떤 원리를 발견하거나, 그 원리에 따라 ‘경험하지 않고도’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 그런 판단에 관여하는 머릿속 요소를 일컬어 이성이라 한다. “ 

p133 “ 서양철학자들은 생각이란 판단이라고 여겼다. 즉 사고력은 판단력이다. 판단이란 주어와 술어의 연결이며, 이를 일컬어 명제라고 부른다. 이러한 판단 형식을 탐구하는 학문이 논리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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