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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Life

문학의 역사

by 기시군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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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역사 #존서덜랜드 #소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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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라 해서 문예사조사를 떠올렸다. 아니었다. 사조사라 함은 어떤 시대의 트렌드, 유행의 원인과 전개, 변화를 학술적으로 펼치는 형식이다. 이 책은 정말로 문학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시대에 어떤 문학이 있었고, 그 뒷이야기와 배경 등을 딱딱하지 않은 어조로 풀어낸다. 겁내지 말고 읽을만하다는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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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말로 전하는 ‘신화’에서 시작되어 ‘영웅=국가’의 탄생을 축복하는 서사시로 이어지며,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발견된, ‘재현(mimesis,모망)을 통한 ‘연민과 두려움’을 즐기는 비극까지, 오랜 시간 변화해 가는 ‘인간 지성’의 발현이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믿을 만하게 만드는 것이 또하나의 문학의 기능이자,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로빈슨 쿠르소’를 영국 리얼리즘 문학의 시작이라 본다. 당시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기업가 정신, 자연을 개척(착취)하여 부를 일구고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 또 한편으론 원주민으로 노예로 삼는 부분등에선 제국주의에 대한 알레고리가 보인다. 이 처럼 문학은 현실을 반영한다. 

플롯의 귀재 제인오스틴의 분석도 재미있었지만, 변화하는 대가 찰스 디킨스의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다. 그의 좌우명을 잠깐 옮기자면, ‘ 사람들을 웃게하라, 사람들을 울게 하라,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라’라고 한다. 기다림의 심리학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인지 당시 ‘서스펜스’의 대가였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문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한 최초의 소설가라는 점에 동감이 갔다. 

모더니즘의 발생, 보를레르의 탄생, 도시산책자의 출현, 순간들을 기록한 프로스트, 퇴폐 뿐만아니라 꽃도 남긴 데카당스, 외설로 재판에 넘어간 ‘#마담보바리’, 자국에선 50년간 출판도 못된 #율리시스, 400페이지를 꽉 채운 문학이야기들이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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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부터 대중스타를 대상으로 하는 팬픽까지, 말그대로 문학의 역사를 넓고 얇게(?) 잘 펼쳐내고 있다. 문학은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낸다. 그 상상력의 근원이 내 머릿속에만 있는 것인지 세상의 다른 ‘인간들’과 얼마나 연관을 갖게 되는지에 따라 상세 분류가 된다. 소설 형식 자체를 탐구하는 ‘장르문학’이 있고, 세상에 더 주목하는 ‘사실주의’와 문학의 아름다움에 더 집중하는 ‘유미주의’, 아니면 부조리에 더 집중하는 실존주의 문학도 있다면,  더 넗게 상상의 틀을 펼치는 ‘판타지’ 문학도 많은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문학에는 정답이 없다. 극단적인 체제옹호를 목표로 한 프로파간다 사회주의 리얼리즘같이 가끔 망가진 길을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성의 보고인 ‘문학’은 자기의 길을 잘 간다. 다만 좋고 나쁨만이 있을 뿐이다. 

📙
저자가 영국인 탓에 영미문학 중심의 진행이라는 점이 조금은 불만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한국인이 썼다면 한국문학과 동양문학 중심의 서술이 당연할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은 문학 자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일반대중들에게 꽤나 유익할 책이다. 어떤 고전이 왜 유명한 고전이 되어 읽히고 있는지 배경을 알 수 있고, 그 책의 의미를 확인시켜 준다는 점에서 민음사나 문학동네의 세계문학들을 주로 읽는 분들께 추천할 만하다. 특히나 쉽게 쓰였다는 점에서 별점하나를 더 주고 싶다. ☺️ 나도 다시 읽어봐야 할 책 몇 권은 체크해 놨다. 

✍ 한줄감상 :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들려주는 ‘당신이 좋아하는 문학의 역사’ 🌱

덧,
저자는 미국의 뚜렷한 목소리를 완벽하게 담아낸 소설이 ‘호빌밭의 파수꾼’이라고 했다. 내심 무시하고 지나간 소설이라 읽어보기로 했다. 궁금하다. ☺️

p16 “ 문학은 세상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의 정점에 이른 인간의 지성이라는 답일 것이다. “

p18 “ 신화는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패턴을 장조한다. “

p26 “ ‘서사시’라는 단어는 적절하게 쓰는 한 결코 느슨한 표현이 아니다. ‘영웅적인’ 가치를 표현하는, 매우 오래되고 엄선된 텍스트를 가리킨다. “

p29 “ 서서시는 어떤 근본적 이상을 영웅 서사에 형태로 찬양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국가의 탄생’을 기록한다.  

p63 “ 독서는 가장 사적인 활동에 속하지만 극장에서 우리는 문학을 공적으로, 공동체로 소비한다….. 연극은 ‘공동체’ 문학이다. 민중의 문학이다. “

p70 “ 좋은 연극, 나쁜 역사가 셰익스피어적 창작의 금언이다. 또한 그는 왕의 기분을 맞추려고 늘 신경썼다. “ 

p91 “ 엘리엇은 형이상학파 시들이 고상함과 저속함을 결합하는 능력 때문에 그 시들을 높이 평가했다. “

p143 “ 낭만주의는 ‘이데올로기’를 중심에 둔 최초의 문학 운동이었다. 이데올로기란 한 무리나 여러 무닐의 사람들의 삶에서 기준이 되는 신념의 집합을 뜻한다. “

p224 “ 내가 보기에 현대 미국의 뚜렷한 목소리를 완벽하게 담아낸 소설은 J.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

p264 “ 위대한 해인 1922년의 혁신에서 선두에 섰다고 할만한 작품은 무엇일까? ….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율리시스’와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먼저 떠오른다. 여기에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추가할 수 있다. 

p309 “ 카프카에게 인간의 조건은 비국이나 우울을 넘어선다. ‘부조리’하다. 그는 인류 전체가 ‘신이 언짢은 날들’중 어느 하루에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믿었다. 우리 삶을 이해할 ‘의미’라고는 없다. “ 

p357 “ 스터전에 따르면 (과학소설) 90퍼센트는 쓰레기다. 하지만 다지고 보면 무엇이든 90퍼센트는 쓰레기인 법이다…….글을 읽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성인기에 600권의 책을 읽는다. 솔직히 말해 우리 대부분이 읽는 600권 중 많은 부분은 스터전이 ‘쓰레기’라고 부르며 무시할 만한 것이다. “ 

p367 “ 문학상 제도는 승자와 패자라는 흥미진진한 요소를 문학에 들여왔다….. 어떤 문학 작품이 좋은지 아닌지 판단하는 진정한 심판관은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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