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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차별주의자 #김지혜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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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반성부터 해야겠다. 2019년 발간 후 지금까지 스테디셀러인 이 책을 읽지 않았던 이유는 나의 자만 때문이다. 책 꽤나 읽고, 기본교양을 갖춘 내가 ‘차별주의’적인 행동을 할 리가 없다는 판단 때문에 내가 읽을 책이 아니라 생각했던 것이다. 30만 부 기념판을 받고 바로 읽어 내려간 첫 소감은 내 편견에 대한 반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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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3개의 파트으로 이루어진다.
1부에선 ‘선량한 차별주의자’의 탄생을 말한다. 관념적으로는 모두 차별에 반대한다. 하지만 ‘여성안전’이란 단어 앞에선 ‘내가 성폭력범이냐’ 발끈한다. 선량한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리’가 ‘특권’인지 모른다. 결혼할 수 있는 ‘특권’, 시외버스를 탈 수 있는 ‘특권’, 어두운 밤거리를 혼자 걸을 수 있는 ‘특권’ 등. 이 것이 특권이라는 인식이 있을 때 진짜 ‘차별’에 반대할 수 있을 것이다. 권리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들(출신대학, 나이, 성별 등)은 편견에 기대어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2부에선 ‘차별’이 어떻게 정당화 되는 지를 설명한다.
약자를 깍아내리는 유머에서 쉽게 웃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는 있다. 하지만 ‘ 누군가를 무언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은 권력이다. p95 ‘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교실에서 담임이 ‘다문화는 남아’라는 명령에서 우리는 차별의 언어가 실용언어로 전환되는 현상을 목도하게 된다. 능력주의라는 허구 안에 펼쳐지는 남녀차별은 어떤가. 차별의 정당화는 우리 사화에 깊고 넓게 스며들어 있다.
마지막 3부는 이렇게 알게된 ‘차별’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고민한다. 일단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는 문장을 쓰지 않을 수 있게 해 보자. 자신이 차별의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더 잘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성찰 p189 ‘을 하자고 저자는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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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불안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조금 쉽게 설명을 한적이 있다. 지하철이든 밤거리에서든 너보다 10~20센티는 큰 덩치들만 가득한 환경에서 생활한다면 넌 위축되지 않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표정이었다. 여성들의 일상은 그런 위험, 실질적인 물리적 불안 안에서 생활한다는 걸 어렴풋이라도 이해시켰었다.
‘예의바른 무관심’이란 주제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거리에서 우리는 어떤 경고, 적의, 불쾌를 표현하기 위해 시선을 사용한다. 모른 척 넘어가야 하는 기본 예의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리고 나 역시 간혹 실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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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게 생각한 부분은 ‘동성애’관련 부분이었다. 나 역시 교양인은 척 이렇게 표현했었다. ‘난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의 권리는 지지해.’ 여기서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내가’ 동성과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것이었다. 그걸로 이 문장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 난 장애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들의 권리는 지지해’라는 문장으로 치완해보자. 내가 ‘싫다’는 단어를 썼다는 것은 이미 내 안에 있는 다수자의 권력에 내 언어가 오염되어 있다는 증거였다.
✍ 한줄감상 : 일상에 스며든 차별의식에서 당신도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주는 진정한 필수 교양서.
덧,
책에도 깊게 언급된, #차별금지법 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았다. 2006년 첫 발의 이후, 책이 쓰였던 2019년을 지나, 2025년인 지금도 제정이 요원한 상태다. 정치적 급변사태가 진정이 되면, 좀 더 깊은 설득과 논의를 통해 반드시 만들어내야 할 사회적 결과물이며, 이는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나은 사회로 가는 상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p9 “ 장애인에게 하는 ‘희망을 가지라’는 말 역시 전제 때문에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희망을 가지라는 건 현재의 삶에 희망이 없음을 전제로 한다. “
p51 “ 상대적으로 자신이 속한 내부 집단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더 인간적이라고 느낀다. 반면 외부 집단은 훨씬 단조롭고 균질하며 덜 인간적으로 보인다. “
p66 “ 굳이 타인들이 노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도 본인들이 소득적으로 행동하면서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차별적인 구조가 유지된다. “
p78 “ 당신은 차별이 보이는가? 구조적 차별은 우리의 감각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인식하기 어렵낟. 노예제 시대에는 노예를 자연스럽게 여겼고,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는 시대에는 그것이 당연해 보였다. “
p94 “ 퀴어는 본래 ‘기괴한’이란 뜻으로, 성소수자를 조롱하는 용어였다. 그런데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이 단어를 전유해버렸다. “
p157 “ ‘공공질서’라고 할 때의 ‘공공’이 다수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다수가 동의하는 질서가 공공질서이며, 이를 보호하기 위해 소수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만능논리가 탄생한다. “
p165 “ 민주주의는 1인1표의 원칙에 따라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평등하게 정치에 참여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
p166 “ 롤스에 따르면 시민 불복종이란 ‘법이나 정부의 정책에 변혁을 가져올 목적으로 행해지는 공공적이고, 비폭력적이며, 양심적이긴 하지만 법에 반하는 정치적 행위’를 말한다. “
p171 “ 다수자는 소수사의 의견을 거침없이 공격할 수 있다. 반변 소수자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로 세삼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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