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집10

구관조 씻기기 ✔️ 📕 안도연 시인의 말에 의하면 '시적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에서 나온다고 한다. 시인이 가지는 '보는 눈'에 공감을 하며 반복하여 그 시세계를 즐길 때 그 작가를 좋아하게 된다. 조금은 편파적으로 쇠비린내 풍기는 위악적 시어를 좋아하는 내게, 다른 풍취를 풍기는 시인이 왔다. 그가 소중히 다루는 '시적인 것'들이 흥미로웠다. 📗 가치판단을 하기 싫어도 시인의 순수한 영혼의 흔적들은 시들을 통해 계속 드러난다. 시인이 바라는 세계, '말린 과일은 뜨거운 물속에서도 말린 과일로 남는다 / 실내에서 향기가 난다(p13)'는 그곳을 시인은 들뜨지 않은 차분한 어투로 열망한다. 젖음으로 표상되는 오염과 고통으로 부터 존귀한 무엇을 지키기 위해 조심스러운 손길과 말의 방향을 잡는다. 그는 지치지 .. 2022. 9. 29.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 📕 소설가 이장욱을 좋아한다. 그의 시가 궁금했다. 약올리는 듯 한 제목에 끌렸다. 격정과 기복의 마음을 담은 시인의 시도 많다. 상대적으로 이장욱의 시는 바닥까지 내려앉아 뼛속까지 차가워진 마음이 담긴다. 바지에 손을 집어넣고 약간은 느슨한 걸음으로 사방을 둘러보다 자신에게 와 닿는 '그것'들을 보고 발설한다. 나즈막한 목소리의 건조한 지적질이 아프다. 아래 문장으로 이 한권의 시집을 갈음할 수 있다. " 식물성의 사유가 대체로 나와 너 사이의 거리와 경계를 무화시키고 인간의 비극과 고통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동물성의 사유는 화해와 공감을 말할 때조차 나와 너, 나와 세계 사이의 거리감을 전제한다.(p97)" 이 책은 사유의 절반, 동물성 사유의 세계를 그린다. 그의 소설 독자라면 익숙.. 2022. 9. 13.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 📕 2006년도에 초간이 나왔고, 2012년도 재간되었으니 늦게 만났다. 믿고 팔로잉하는 인친님의 한 피드에서 우연히 시인의 짧은 한구절 문장에 꽂혀, 찾아 읽게 되었다. 처음 발견한 문장이다. '나는 전생에 사람이 아니라 음악이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음악은 그때 나를 작곡한 남자다(p147)' 📗 시에 대한 비평은 사족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작가의 스펙도 이력도 외모도 관심없다. 온전히 한권의 시집으로 시와 대화하고 싶다는 느낌 뿐이다. 내가 정한 임의의 시간으로 그를 골라내어 보았다. 어제, ' 나는 슬픔에 부상당했고 가난에 고문받았고 종교에 암살당했고 밤마다 임 병장의 자지를 만져주며 살아남았고 대신 매일 시로 자살했고 시로 미(美)를 매혹시켰다(p161)' 오늘, '불가피하게 .. 2022. 7. 31.
백석평전 독서노트 —————————- 두 시인의 만남. #연탄재 의 안도현 시인이 #백석시인 의 평전을 쓰다. 안도현시인은 자신의 가장 존경하는 시인의 흔적과 기록을 평전의 형식으로 한땀한땀 모아 한권의 책을 내 놓았었다. 꽤 오래전 , 우연히 백석의 시 #나와나타샤와흰당나귀 를 보고 시인에 대해 관심이 생겼었다. 그리고 세월이 다시 지나 좋아하는 안도현시인이 백석의 이야기를 모아 책을 내 놓은 것을 알고 단숨에 읽어 버린게 몇년 전이다. 이 책이 떠오른 건, 얼마전 읽은 #김연수 의 #일곱해의마지막 때문이다. 소설안에서의 백석을 만났다면, 이책은 그의 삷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기록이다. 어린 청년 백석이 어떻게 문학과 정치를 만났는지 어떤 사랑을 했고 어떤 선택들을 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늙어 갔.. 2022.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