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비평70 희랍어시간 ✔️ #희랍어시간 #한강 #문학동네 📨 쟁겨놓은 책들이 많은데 자꾸 한강작가 책에 손이 간다. 축제를 끝내기 싫은 마음인가. 희랍어시간을 다시 들었다. 역시 십 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다. 조금은 흐릿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들을 정돈하고 싶다. 장편치곤 짧은 분량 탓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 이름이 나오지 않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모국어를 잃었다. 우리말과 글을 잃어 버렸다. 첫 번째 말을 잃었을 때 뜻도 모를 프랑스어를 발음하며 겨우 말을 찾았었다. 두 번째 말을 잃고 나니 이제는 쓰지도 않은 사어, 희랍어 공부를 통해 말 찾기를 시도한다. 두 번째 일이 벌어질 때즈음 그녀는 엄마를 떠나보냈고 이혼을 했으며, 아홉 살 아들의 양육권도 빼앗긴 상태다. 현실이 그녀의 말을 앗아갔는지는 .. 2024. 11. 6. 원더풀랜드 ✔️ #원더풀랜드 #더글라스케네디 #밝은세상 🇺🇸 미국 대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선 누구의 당선도 예측할 수 없다.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세상과 미국은 지금까지 나쁜 상태를 유지할 것이고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상상하는 정도나, 그보다 더 심한 정도로 세계와 미국은 더 나빠질 것이다. 소설 원더풀랜드의 저자는 트럼프가 재선후보로 나서서 이런 상황까지 갈지는 몰랐던 것 같다. 다만 트럼프와 비슷한 유형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 미국이 어디까지 나빠질 수 있을까를 상상했다. 그 상상한 세상을 배경으로 스릴 넘치는 첩보전을 그려낸다. 🇺🇸 미국은 분열한다. 자유주의와 기독교원리주의자들의 세력으로, 유혈사태나 이어지고 많은 희생을 치른 끝에 캘리포니아나 뉴욕 같은 자유주의자들이 많이 .. 2024. 11. 4.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한강 #문학과지성사 📚 초판을 가지고 있었다. 시집을 서랍에 넣어놓고 팔아버린 것도 아닌데, 책을 못 찾겠다. 가지고 있어야 할 책이다. 새로 받아 든 책이 깨끗하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다 읽어 버리고 만다. 그녀의 서랍에 빠져버렸다. 📚 무언가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있다. 덜컹 가슴이 내려 앉으며 무언가 포장 가득한 말을 지껄이는 나 같은 범인이 있다면, 그 순간 밥을 먹는 시인이 있다. 시인의 입술 너머로 들어가는 밥은 그녀를 버티게 하는 작은 힘이 된다. 그 힘은 그녀 안에는 단어와 문장들을 꾸려낸다. ‘더 캄캄한 데를 찾아 동그랗게 뒷걸음치는’ 그녀는 연약하지만 지지 않는다. 발설할 수 있는 시어들을 찾으며 ‘혀가 녹으면 입술을 ‘ 연다. 진하디.. 2024. 11. 2. 프리드리히 니체 ✔️ #프리드리히니체 #THE_ESSENTIAL3 #열린책들 #교보문고 🏛️ 책의 물성 때문에 읽기를 결심할 때가 있다. 열린책들 에센스 시리즈가 그렇다. 앞의 두 권이 도선생과 에코 소설이었기에 비슷한 고전을 생각했다가 철학서로 훌쩍 점프를 했다. 850p의 벽돌을 읽을까 한참 노려보다 일단 읽기로 했다. 다행히 이 책엔 두 권의 책이 실려 있었고, 대학 때 읽어다 집어던졌던 #차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 는 읽은 것으로 치고, #비극의탄생 만 읽기로 했다. (난 자의적 타협에 거부감이 없다. 😂) 🏛️ ‘비극의 탄생’은 니체가 문헌학자에서 철학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첫번째로 낸 데뷰작이다. 학자보다는 예술적 감흥을 가지고 세계를 설명하고자 하는 용기(오만)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리스문화와 근대 문화철.. 2024. 10. 31. 한국인의 기원 ✔️ #한국인의기원 #박정재 #바다출판사 🍚 한국인의 기원을 알려준다니. 매력적으로 보였다. 낼름 구매해서 읽었다.☺️ 읽다 보니 ‘낼름’ 볼만 한 수준의 책은 아니다. 전문학술서와 대중교양서 어디쯤에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미남교수님의 노력은 물씬 느껴진다. 🍚 이 책은 기후변화에 무게를 둔 지리빅히스토리, 한반도 버젼이다. 1부는 아프리카를 빠져나온 사피엔스가 어떤 경로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지를 기술한다. 개요에 해당한다. 2부는 2500년 전후 빙하기 시대의 기후변와와 인류의 집단구성과 이동을 유라시아 중심으로 살핀다. 3,4부의 주인공은 한반도다. 고대 중국의 다양한 문명 중 어떤 문명이, 어떤 순서로 한반도로 내려와 멜팅 되어 한민족을 만들었는지를 설명한다. 마지막 5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 2024. 10. 29. 소설 쓰고 앉아 있네 ✔️ #소설쓰고앉아있네 #문지혁 #해냄 📝 작가 문지혁이 운영하는 유튜브 구독자다. 이번에 그가 자신이 대학에서 강의해 왔던 소설창작에 대한 책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창작의 의미와 실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낸 좋은 책이다. ‘진심이란 언제나 문틈에 끼어 있기 마련 p322’이고 이 책은 그 진심을 친절하게 잘 전달하고 있다. 📝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책상 앞에서’는 글쓰기 자체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개진한다. 예술, 재능, 영감 등 소설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개념적인 것들과 작업공간, 라이팅 도구, 작가의 독서 등을 다룬다. 2부 ‘책상에서’ 는 실질적인 소설창작의 디테일들을 소개한다. 자서전과 자전적 소설, 오토픽션의 차이. 필자가 고민해야 할 윤.. 2024. 10. 27. 이전 1 2 3 4 5 6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