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9 빛과 실 ✔️#빛과실 #한강 #문학과지성사🪡문지 #에크리 는 작가의 산문을 담아내는 얇은 책이다. 한강의 신작은 천천히 가벼운 걸음으로 다가온다. 책 안에 시에 표현된 여러 가지 ‘안녕’들 중 두 가지가 담긴 듯하다. 지금까지의 수고에 대한 ‘안녕’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안녕’을 한 주머니 안에 담았다. 아담했으나 묵직했고, 집중해서 복기했다.🪡콩딱이는 마음에 사랑을 느끼고 사람마다 금실로 그것이 이어진다는 것을 믿던 9살 소녀 한강은 성장이란 미명아래 ‘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신뢰 p17 ‘을 잃어버린다. 폭력의 가해자인 인간과 회복하는 피해자의 인간의 모습들은 선과 같은 감수성을 가진 그녀에겐 공포였으며 해결해야 할 평생의 숙제가 된다. ‘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 죽은 자가 산 자를 구.. 2025. 4. 27.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잃어버린것들의목록 #유디트샬란스키 #뮤진트리🐾‘ 열린 창문이 기억난다. 밤이고, 공기는 쌀쌀하다. 여름밤의 열린 창문, 달 없는 하늘,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뿐, 흙냄새가 난다. 어쩌면 비가 내렸을 것이다. 더는 모르겠다. p166 ‘ 마음에 쓱 들어온 문장이다. 낯선 소재 탓에 힘들어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들의 매력에 빠져 독특한 느낌으로 책을 읽다가 위의 문장을 만났다. 문장을 바라볼 때 나의 경험의 리트머스 지를 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의 페이지들이 수월해진다.🐾1980년 구동독에서 태어난 작가는 글을 쓰며 북디자인, 편집일을 같이하는 사람이다. 유럽에서 많은 상을 받아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나는 작가 한강이 읽고 있는 책이란 것 때문에 읽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독서목록은 언.. 2024. 11. 28. 바람이 분다, 가라 ✔️ #바람이분다가라 #한강 #문학과지성사 ❄️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겐 한강작가의 마지막 피드다. 물론 신간이 나오기 전까지. ☺️ 읽지 않았던 작품을 주문했다. 사전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녀의 깊이 울리는 고통의 신음은 여전했고, 더군다나 너무 추운 겨울 날씨의 묘사에 읽은 나도 같이 조금은 떨어가며 읽었다. 주인공은 자주 구토했고, 자주 심장의 통증을 느꼈다. 그런데, 의외로 책은 미스터리 장르의 책이었다. ❄️ 개요 부분만 봐야한다. 생각보다 페이지 대비 많은 서사들이 녹여져 있다. 삼십대 후반 번역일로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이혼녀 정희에게 친구 인주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등학교 때 절친 인주에게는 혈우병을 앓고 있는 외삼촌이 있었고 정희는 그에게 그림을 배웠고.. 2024. 11. 16. 희랍어시간 ✔️ #희랍어시간 #한강 #문학동네 📨 쟁겨놓은 책들이 많은데 자꾸 한강작가 책에 손이 간다. 축제를 끝내기 싫은 마음인가. 희랍어시간을 다시 들었다. 역시 십 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다. 조금은 흐릿하게 남아있는 이미지들을 정돈하고 싶다. 장편치곤 짧은 분량 탓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 이름이 나오지 않는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모국어를 잃었다. 우리말과 글을 잃어 버렸다. 첫 번째 말을 잃었을 때 뜻도 모를 프랑스어를 발음하며 겨우 말을 찾았었다. 두 번째 말을 잃고 나니 이제는 쓰지도 않은 사어, 희랍어 공부를 통해 말 찾기를 시도한다. 두 번째 일이 벌어질 때즈음 그녀는 엄마를 떠나보냈고 이혼을 했으며, 아홉 살 아들의 양육권도 빼앗긴 상태다. 현실이 그녀의 말을 앗아갔는지는 .. 2024. 11. 6.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서랍에저녁을넣어두었다 #한강 #문학과지성사 📚 초판을 가지고 있었다. 시집을 서랍에 넣어놓고 팔아버린 것도 아닌데, 책을 못 찾겠다. 가지고 있어야 할 책이다. 새로 받아 든 책이 깨끗하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다 읽어 버리고 만다. 그녀의 서랍에 빠져버렸다. 📚 무언가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있다. 덜컹 가슴이 내려 앉으며 무언가 포장 가득한 말을 지껄이는 나 같은 범인이 있다면, 그 순간 밥을 먹는 시인이 있다. 시인의 입술 너머로 들어가는 밥은 그녀를 버티게 하는 작은 힘이 된다. 그 힘은 그녀 안에는 단어와 문장들을 꾸려낸다. ‘더 캄캄한 데를 찾아 동그랗게 뒷걸음치는’ 그녀는 연약하지만 지지 않는다. 발설할 수 있는 시어들을 찾으며 ‘혀가 녹으면 입술을 ‘ 연다. 진하디.. 2024. 11. 2. 그대의 차가운 손 ✔️ #그대의차가운손 #한강 #문학과지성사 👤 한림원에서 노벨상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책 중 읽지 않았던 책을 찾아 읽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이다. 이십 년도 더 전에 발표된 책이지만, 오래된 책이란 느낌이 별로 없다. 오히려 사람의 가슴을 힘들게 하는 후기작들보다 가독성이 좋아 말 그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작가 H에게 딱 한 번밖에 만난 적 없는 조각가 장운형의 스케치북이 전달이 된다. 그 안엔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 오는 장운형 자신에 대한 내면의 이야기들과 작가가 되어 여인의 신체를 석고로 떠내는 작업을 해오며 만나게 되는 여자들과의 이야기가 담담히 적혀있다. 허위의식으로 가득한 부모 밑에서 살기 위해 가면이 필요하다는 걸 일찍 알아버린 운형은 모범생 연기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었다.. 2024. 10. 2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