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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노고에감사드립니다 #장강명 #임성순 #주원규 #김의경 #서유미 #염기원 #이서수 #정진영 #지영 #황여영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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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작가가 여러지면을 통해 #월급사실주의 동인을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땐 조금 장난같았다. 그런데 실제 일이 일어났다. 동인의 첫 엔솔러지가 책으로 발간된 것이다. 10명의 작가가 힘을 모았다. 동인의 규칙은 일단 소개를 해야한다.
첫째, 평범한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품. 둘째, 최근 5년 이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할 것, 셋째, 직접 발품을 팔아 현장의 취재를 사실적으로 쓸것. 심플하고 명확한 주문이다. 과거의 노동문학과는 다른, 하지만 힘있는 문학이 줄어드는 시대에 '문학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묵직한 작품들로 시대에 대항할 생각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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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작품들을 살펴본다. 몇 작품과 가장 인상적 이였던 문장을 골랐다.
*김의경 - 순간접착제
“ 가난한 대학생인 우리도 매일 하나씩은 사 먹는 삼각김밥. 우리는 삼각김밥 공장이 망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p37” 그녀들은 그곳에 취직했다.
*서유미 - 밤의 벤치
학습지 교사는 15분 강의들 사이 시간을 보내는 건, 언제나 괴롭다. 언젠가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 학습지 교사를 하며 4개의 계절을 보내는 동안 야외에서 무언가 먹는 일이 편안한 건 처음이었다.p68 ” 고 말한다.
*이서수 - 광합성 런치
관리직 팀장이라고 편한자리는 아니다. “ 대표를 설득해 직원의 복지를 향상시키려면 아첨과 잔머리는 필수였다. 차진혜는 자신이 관리직에 잘 맞는 체질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가끔 슬픔이 밀려온다는 걸 과연 누가 이해해줄까.p112 ”
*임성순 - 기초를 닦습니다.
건축설계를 하다 현장소장에 갓 부임한 나에게 도면설계 선배는 이렇게 말한다. “ 도면에 직선밖에 없잖아. 그런데 이런 사선 하나 들어가면 아주 좋아해. 건축주 새끼들이 졸라 신경써서 도면 그려준 줄 안다고. 사선 하나 넣어주면. 이 바닥이 그렇다.p159 ” 하지만 그렇게 집을 짓게 되면 서서히 집은 침몰해 간다.
*장강명 - 간장에 독
“ 부서장들은 권고사직 대상자와 통화하는 법을 변호사에게 배웠다. 권고사직이라든가 대상자라는 단어를 쓰면 안된다는 것이 요지였다. 하지만 어떻게든 상대가 자신이 권고사직 대상자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p197 ”
*최영 - 이해와 오해가 교차하는 방식
번역과 통역은 다른 일이다. 개념없는 윗대가리들의 업무분장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 카페 문을 열고 나오면서 퇴사하겠다는 말은 다음날 해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하루의 괴로움에도 허용치가 있었다. p327“
*섬광 - 황여정
학생들에 대한 특성화고의 현장실습 요구는 반강제적이다. 담임선생의 말이다. “현실적으로 네가 취업 가능한 곳은 그곳이야. 그 비슷한 곳이거나. 더 좋은 환경에서 번듯한 일을 하고 싶다면 애초에 다른 학교를 갔어야지. 안 그래?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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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쓰려는 작가들의 마음을 느꼈다. '아름다운 노래가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있고 그것은 예술의 힘이다. 때로는 찢어지는 비명이 다가오는 재난을 경고 할 수 있고 그것 역시 예술의 힘이다p11. ' 라는 문장이 강하게 남는다. 노동시장은 계속 변화 중이나 본질적인 요소는 변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 노동을 '자유롭게' 강요받아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보고싶지 않은 이야기거나 다른사람의 이야기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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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출판사에서 출간되었음에도 홍보가 별로 안되어 있는듯 하다. 내 눈에도 우연히 띄였다. 이 의미있는 책은 더 홍보되어야 한다. 내년에 두번째 책이 나와야 한다. 그럴려면 이 책은 많이 팔려야한다. 장강명 작가가 큰일을 시작했고 참여하는 작가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응원을 보낸다. 내년도 두번째 책을 기대한다.
✍ 한줄 감상 : 유사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이 땅 이웃들에 대한 문학적 보고서.
p68 " 선생님이지만 집까지 학습지를 배달하는 사람이었고 영업을 못해서 수업이 줄어들면 눈치가 보이고 월급이 줄었다. 보람과 모욕이 하나의 그릇 안에서 녹아내렸다. "
p120 " 포괄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이기에 야근은 통상적인 업무 범위에 속한다는 게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워라밸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하 직원들의 마음은 달랐다. 야근이 있을 때마다 차진혜는 부하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전전긍긍하다가 자비로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줬지만 고맙다는 말은 한 번도 듣지 못했다. 하긴, 바보가 아닌 이상 알 것이다. 고작 기프티콘으로 잦은 야근에 대한 노고를 퉁치겠다는 고약한 심보를. "
p124 “ 원래 대다수의 부하 직원은 상사한테 갖는 감정이 하나로 귀결돼. 경멸. ”
p173 " 상품 운영 상태를 확인하러 현지 출장을 가면 중년 남성 고객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었다. 해변이나 온천에서 “왜 수영복을 안 입고 온 거야?”라는 말을 듣는 정도는 약과였다. 술이나 담배 심부름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다.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이후로 분위기가 까칫해져 더 힘들었다. 술 취한 남자들은 밤늦게까지 호텔방 문을 두드리곤 했다."
p260 " 심야 버스를 타고 이동해 도착한 화물터미널에서 두 시간 가까이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한다. 아슬아슬한 시간에 도착해 목장갑도 제대로 끼지 않고 박스가 배당된 화물 트럭 앞으로 뛰어간다. 첫 박스를 들어올리는 순간, 언제나 그렇지만 앞이 캄캄하고 숨이 턱 막힌다. 박스 하나하나엔 대체 어떤 것들이 담겨 있는 걸까. 매일 산사태처럼 쏟아지는 박스를 날라도 다음날이면 또다른 산사태가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박스를 기계적으로 옮기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내가 박스의 일부가 되어 선별 적재장으로 빨려들어가는 컨베이어 벨트로 내동댕이쳐지는 기분이 든다. "
p271 “ 끝으로 하나만 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내 지겨운 스무 살. 사과받지 않고도 살아갈 자신 있냐고. ”
p287 “ 어떤 친절은 배려의 반의어였고, 어떤 고립은 구원의 동의어였다. “
p370 “ 누구에게도 훼손당하지 않을 자기만의 것을 가지란 말야. 그래야 휩쓸리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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