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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7

고의는 아니지만 ✔️ ❄️ 2011년에 출간된 구병모작가의 첫 단편집이 2021년에 재출간되었다. 원래 좋아하던 작가. 다만 근작 #상아의문으로 가 살짝 멀리 가신 감이 있어서 어쩔까 하다가 초창기 센 분위기가 떠올라 후다닥 주문했다. 그리 두텁지 않은 책이라 연휴에 쉬엄쉬엄 읽었다. 역시나 그로테스크하고 하드함은 만족도가 높았다. 지금보다 시니컬하고 젊은 구작가님의 필치는 취향에 맞는다. 즐겁게 읽었다. (음. 사실 내용은 그렇게 즐겁진 않다. 😁) ❄️ 구간에 실려있던 7편의 단편과, 추가한 1편 총 8편의 단편이 모여있다. *마치... 같은 이야기 : '미무르'라는 별명을 가진 시장이 도시사람들에게 가정법을 금지시켜 버렸다. 마치 뭐뭐와 같은, 문장을 쓸 수 없다. 은유와 비유가 사라진 언어를 상상해 보자 *어떤 .. 2023. 2. 1.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 🔲 '불쾌함'을 즐길생각으로 책을 펴는 것이 좋다. '불쾌함'을 견디고 즐기는 일은 약간이라도 나 스스로가 나아지는데 도움이 된다. 작년에 뒤늦게 알게된 정용준작가의 예전작품들을 천천히 읽어가고 있다. #선릉산책 부터 #가나 #내가말하고있잖아 까지 한권도 실망한적이 없다.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된 초기 단편집으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어느 한편 모자람 없이 탄탄한 글솜씨로 독자의 목을 움켜지고 가족이라는 '불편함의 구덩이'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더 마음에 들었던 4편을 골랐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야 내가 다섯살때 아버지는 부부싸움끝에 엄마를 칼로 살해했다. 이모집에서 성장한 난 간호사가 되었고, 어느날 무기수에서 병치료을 이유로 출소를 하게된 아버지가 전.. 2022. 11. 6.
안톤 체호프 드라마 ✔️ 📕 민음사 북클럽 가입하면서 신청한 3권의 단편선. 먼저 체홉책을 펼쳐들었다. 찾아보니 민음사에 나온 #체호프단편선 에 실린작품 중 6편을 추려 만든 책이다. 기대보다 즐겁게 읽었다. 19세기 소설이 지금의 현대소설같은 터치감이 있다. 단편의 대가라는 소리가 허명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 좋았던 몇편의 내용과 느낌들이다. * 드라마 / 관리의 죽음 앞두분을 장식한 두편의 코메디 '드라마'와 '관리의 죽음'을 보고 웃고 말았다. 현실적인 사건을 두고 안쪽으로 깊숙히 뒤틀어버리고는 그냥 바닥에 팽겨쳐버리는 듯한 파격이 효과적인 코메디를 만든다. 특히나 '관리의 죽음'의 케이스는 우리가 모두 많이 경험을 한다. 윗사람에게 저지른 작은 실수 하나를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이불킥을 하다가 오버해서 무마하.. 2022. 7. 15.
김박사는 누구인가? ✔️ 📕 의미와 재미를 같이 주는 소설가, 파격과 안정감을 같이 줄수 있는 소설가로 난 이기호작가를 뽑는다. 지난 책 정리할 시간에 책장을 보니 그를 처음 만났던 책이 눈에 띄어 책을 집어 들었다. 추리물을 연상시키는 제목, 사건을 추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태도와 사건 사이의 이야기를 추리한다. 📗 '행정동'으로 시작하여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까지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빠짐없이 재미있다. 몇편의 개요부분만 보자. - 밀수록 가까워지는 숫기없는 삼촌에게 할머니는 여자좀 꼬셔보라고 자신의 비상금을 털어 자동차(프라이드)를 사준다. 말수없는 삼촌은 사라지고 프라이드를 보니 '후진'이 안되는 상태다. 삼촌의 행방을 찾아 보는데... *김박사는 누구인가? 게시판 댓글을 통해 김박.. 2022. 5. 12.
스마일 ✔️ 📕 다 아시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닌텐도의 '동물의 숲'이란 게임이 있다. 평화로운 섬에서 낚시도 하고 과일도 따고 이웃이랑 노는 평화로운 게임이다.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다. 사용자들을 분석해 보면, 유독 한국인들은 평온함을 즐기기 보다 미친듯이 고기를 잡고 일을 해서 게임 속 '집'부터 장만한다고 한다. 웃픈상황이다. 김중혁작가의 따끈따끈한 신작 소설집을 보며 그 게임이 떠올랐다. 김작가야 게임의 본령인 '숲'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생의 역작을 노리는 것 같지도 않으며 상업적 대박을 노리는 걸로도 안보인다. 매일 매일 작업실에 놀러나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자신의 재미있는 생각들을 구상하고 찬찬히 써나가는 느낌. 사실 가장 부러운 인생이다. 😊 📗.. 2022. 5. 2.
그들에게 린디합을 ✔️ 📕 이동진작가의 500권 리스트에 포함된 소설집이다. 지난번 책쇼핑에 500권 중 몇권을 찾아 같이 담아왔다. 특히 손보미작가는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라 관심이 더 갔다. 이렇게 인정받는 작가의 작품을 아직 한번도 보지 않았다니. 나의 게으름을 탓하며 책을 펼쳤다. 📗 이 책은 손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9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연작이라 할 수는 없으나 아주 약한고리로 이어지는 부분들이 몇몇 작품들에서 보인다. 이것이 작품집 전체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첫 단편 '담요'에서 공연장 사고로 죽은 아들이 마지막 단편'애드벌룬'에서는 살아있으면서 다른 이야기를 펼친다. 번역체 같은 분위기의 단편과 착각과 환상이 묘하게 섞이며 현실 중산층의 허위의식를 비추는 클래식한 느낌의 소설이 같이 담겨있다. .. 2022.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