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48 최소한의 이웃 ✔️ 📕 얼마나 변했나 확인하고 싶었다. 기자시절 그의 날카로운 글들을 좋아했었다. 영화평을 하면서 글은 조금씩 어려워져지더니, 방송을 하고 유명지면서 그의 글들은 자기애의 빠진 현학의 표준처럼 변해버렸다. 까칠하고 직설적으로 모두까기를 시전하던 그가 아팠다. 다행히 회복해 돌아온 그는 변한것 같았다. 자기집 청소에만 몰두하던 그가 '이웃'에 대한 책을 쓴다. 📗 짧은호흡의 글들을 모았다. 애정, 상식, 공존, 반추, 성찰, 사유라는 6개의 소단락으로 구분해 놓았으나 큰 의미는 없다.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와 생각들, 세상 돌아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담담하게 적고내려간다. 사랑은 두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것이라 하고, 상식은 고마울때 고맙다고 할 수 있는 용기라한다. 공존을 위.. 2022. 10. 29. 쇳밥일기 ✔️ 📕 피드정리를 하면서 잘 쓰지 않는 단어가 있다. '감동'이란 말. 너무 감상적이라 금새 휘발할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단어 말고는 함축적으로 책을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했다. 300페이지가 되지 않는 짧은 한권의 책에 30대 청년의 삶이 진한 곰탕처럼 진득한 녹진함으로 남는다. 존경하는 그 분의 긴급 추천으로 바삐 읽기 시작했고, 예상외의 흡입력으로 단번에 읽었다. 📗 책은 3개의 부로 나눠져있다. 1부는 주인공인 저자의 어린시절과 학교생활,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십대 초반을 다룬다. 2부는 쇱밥이라 표현되는 '용접'을 주요 업으로 삼기 시작한 계기부터 청년노동자로 지방 제조업체들을 거치며 느끼고 겪은 사건과 사고와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들, 3부는 저자의 삶에 좀더.. 2022. 9. 4. 해외생활들 ✔️ 📕 인친이신 노랑님(@norang_2019)이 책을 내셨다. 노랑님께 책 큐레이션 서비스를 받은 입장에서 당연히 응원 구매에 들어갔다. ☺️ 해외생활이야기. 해외생활을 오래하신건 살짝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주제로 한권의 책을 내셨다니 무슨 이야기들을 펼치실까 궁금해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 정말 후다닥 읽었다. 재미있다. 집안반대를 무릅쓰고 달랑 가방하나 들고 떠난 독일유학, 언어의 장벽을 이겨내고 친구를 사귀고 위기상황에 힘들어 하면서도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아니 그 작고 착한 모습(죄송😊)에 이런 뚝심이 나올 수 있다니 ! 신기하기도 했다. 결혼 후 거주지를 미국 외딴 소도시로 옮긴 이후의 생활이야기도 좋았다. 어떻게 보면 무척 외로웠을 시기, 작가님.. 2022. 7. 9. 농담과 그림자 ✔️ 📕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4번째 구매 책이다. 아무리 봐도 '시간의 흐름' 출판사는 책을 참 잘 만든다. 다른 책들과 다른 감각을 전달해 주는 무언가가 있다. 이번엔 폰트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작가가 글을 참 부드럽게 쓰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읽다보니 글을 담는 폰트가 새초롬하니 부드럽다. 세련되었지만 잘난척은 최대한 숨기고픈 착한 욕망, 책을 기획한 출판사나 이 책을 쓴 작가나, 모두에게서 느끼는 감정이다. ☺️ 📗 담담한 일기를 읽는 기분이다. 얼마전에 #아니에르노 의 #탐닉 이라는 하드코어 일기를 읽은 기억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담담하다고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그리 부유하지 않았던 짧은 옛날이야기와 제목에 복무하고자 하는 느낌을 주는 '연애와 농담'에 대한 일반론을 언급하고는 빠.. 2022. 6. 22. 어쩌면 스무번 편혜영의 소설을 추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끔있다. 그녀가 주는 무거운 현실감을 받아들이기 힘들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배려의 차원이다. 이번책도 어둡다. 아니 선명하다. 현재의 우리들의 삶의 곳곳을 적나라 하게 비춘다. 잊어먹고 있던 모습들, 언제나 부지불식간에 다가올 수 있는 위험들, 그 안에서의 우리의 태도와 자세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아프다. 짧은 단편들 하나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 그녀의 문학은 힘이 세다. 읽는 내내 가슴 안 쪽에 주먹을 휘두른다. 올해 베스트 중 한권이다. #어쩌면스무번 #편혜영 #소설집 #문학동네 #추천도서 #올해의책 #2021년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독서노트 #동방생명보험아줌마 #매정한그녀의_유일한판타지_한명 #미래의끝 2022. 6. 9. 눈물은 왜 짠가 삶과 글이 함께 온다. 가슴가운데 뜨거운 것을 끌어내어 쓰는 시인이 산문을 쓴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편하지가 않다. p55 “그날찬밥이 차려진 밥상에는 기다림이 배어 있었다. 짠 된장국이 달디달아 자꾸 찍어 먹던 밤, 지붕 낮은 우리 집 마당에는 달빛이 곱게 내렸고, 세 식구가 앉아 있는 쪽마루에는 구절초 냄새와 더덕 향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었다. “ 시인은 시인인게 쑥스럽다. 그래도 사람들을 보고 시를 쓴다. 글을 쓴다. 심지어 너무 잘쓴다. 아니 너무 맑다. 글과 사람이 거리감이 없다. p101 “내가 소설을 써본다면, 나의 내부에서 희미하게 뻗어 나오는 흐린 빛줄기로 가장 가까운 이웃집 담벼락을 비쳐 보는 데 그리초 말리라. 아주 사적인 빛으로 나는 검은 활자를 어찌 찍어 나갈 수 있을까.” .. 2022. 6. 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