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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250

날마다 만우절 📕 2021년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이라는 이야기에 골라보았다. 작년에 #연년세세 가 뽑혔던 자리다. 윤성희 작가는 처음 읽게 된다. 화사한 꽃무리가 표지에 가득하다. 읽기 전에 이거 너무 여성취향 소설은 아닐까 살짝 걱정은 했다. 📗 11편의 단편이 꽉 차있다. 전반부 분위기는 나이가 좀 있는 중/노년 여성화자의 이야기가 많다. 후반부에서는 남성화자도 등장하며 나이와 성별이 조금 다양해 진다. 앞 쪽 작품들 분위기를 보자. 오래 근무한 회사에서 짤린 중년 미혼 병자씨는 퇴직 후 인생을 준비던 중 오래전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이 온다.(여름방학) 다음 편, 동네친구에게 천오백만원을 빌렸다 떼먹고 도망간 주인공에게 15년 만에 전화가 온다. 빌린돈 안갚아도 되니 시골 어느 국수집에 같이 가서 '욕'잔치를.. 2022. 5. 25.
가나 ✔️ 📕 #선릉산책 을 통해 발견한 작가다. 마음에 드는 소설가를 만나면 데뷰작을 찾게된다. 작가의 시작이 궁금했다. 책표지, 물속으로 가라앉는 사내의 모습이 몽환적이다. 📗 2009년 등단이후 2011년까지 발표된 9편이 단편을 모았다. 표제작 '가나'의 서술구성이 인상에 남는다. 바닷속을 떠다니며 고향을 추억하는 주인공은 '시체'다.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라는 단편을 보자. 섹스를 한 기억이 없는 젊은여자가 임신을 한다. 엄마를 위해 태아는 특별한 결심을 하게된다. 사랑해서 그럴 수 있단다. 이런 파격을 담은 플롯의 소설들과 '구름동 수족관' 같이 집창촌 여성과 장애아를 가진 홀아비 음식점주인의 '썸'타는 아야기, 소금 염전에 노예로 팔려간 사람들을 다룬 '벽'과 같이 조금 일반화된 소설의 양식을 .. 2022. 5. 25.
최승자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 📕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는 시인의 흑백사진에서 책 전체를 느낄 수 있다. 아니 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처음 만난 순간의 느낌이었다. '이 한장의 사진이 총론이며 글들은 각론에 불과하다' 라고 메모했고,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그 느낌은 유효하다. 📗 1989년에 출간된 에세이집에 2013년까지 발표된 글들을 추가해 펴낸 개정판이다. 1부에서 3부는 시인의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행복했던 시골생활이 차가운 도시생활로 바뀌고, 시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펜 가는 대로 적어내고 있다. 이미 낮고 어두운 감성은 내면에 깔리고 있었던듯하다. 4부에서는 더욱 무거워진다. '죽음' 근처에서 사유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 '불안'과 '고독' 그리고 '죽음'은 많은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 2022. 5. 25.
칠레의 밤 ✔️ 📕 #정지돈 작가 때문에 읽었다. 얼마전 피드에도 올렸던 #당신을위한것이나당신의것은아닌 을 읽으면서 정작가가 가장 애정한다는 작가가 '로베르토볼라뇨'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좋아하는 작가를 보면 정작가의 독특한 글쓰기의 근원을 알게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검색해보니 꽤 대단한 작가였다. 아무튼 볼라뇨의 책 중 스스로 베스트라 생각한다는 이 책 '칠레의 밤'을 고르게 되었다. 📗 죽음을 앞둔 시인이자 평론가인 늙은 신부는 누군지 모를 '늙다리 청년'에게 칠레에서의 자신의 일생을 회고한다. 유명한 보수 비평가 '페어웰'과 친분을 쌓아가며 문단에서 명성을 높이며 사회지도층에 오르는 과정을 이야기 한다.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안에 쿠테타로 죽어가는 좌파 대통령, 집권에 성공.. 2022. 5. 25.
내가 말하고 있잖아 ✔️ 📕 요즘 민음사의 젊은작가 시리즈를 다시 모으고 있다. 각진 모양새가 이 시리즈는 쟁기는 맛이 있다. ☺️ 이번엔 특히나 애정하는 정용준 작가의 작품이다. 한없이 따쓰한 작가. 힘든상황을 그리더라도 언제나 온기를 같이 전달해 주기에 고마운 작가다. 말더듬는 중학생 이야기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호르몬과다 분비기의 중학생은 좋아하지 않는다. 🥲 그래도 정작가이니 믿고 본다. 📗 14살 중학교 1학년 주인공은 심한 말더듬이다. 친구가 없음은 말할것도 없고 재수없는 국어선생은 말더듬는 것을 고쳐주겠다며 수업시간마다 책읽기를 시킨다. 문제는 이혼녀 엄마다. 자기한테 조금만 잘해주면 바로 사랑에 빠져버리는 금사빠. 요즘 헤어졌던 양아치 애인을 다시 집에 들이고 있다. 재미없는 인생. 그러던 중 언어치료를 해주.. 2022. 5. 25.
부끄러움 ✔️ 📕 오래된 작가(Old)이고 나 역시 오래된(Old) 독자지만, 그녀를 만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작가에 강하게 끌렸고 그 이유가 단지 성적인 솔직함에만 있는건 아니지 싶었다. 작가의 근원을 알고 싶으면 읽어야 한다는 팁을 들었기에 이 책을 골랐다. '부끄럽'다고 한다. 무엇에 대한 부끄러움일까. 📗 12살 에르노는 어느 일요일 정오, 엄마를 살해하려는 아빠를 목격하게된다. 엄마의 목을 조르고 때리는 아빠를 피해 도망간 에르노는 그 기억의 트라우마를 쉽게 벗어나질 못한다. 순간적 공포 이후, 그녀는 당시의 그녀의 두 피붙이들과 보냈던 '일상'과 학교, 고민, 생활들을 집요하게 집어간다. 당시를 생활해 내던 그녀에게 남는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하류층의 '생활'은 돈없음이 주는 좌절보다는 '돈없.. 202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