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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250

아버지의 해방일지 ✔️ 📕 #유시민 작가의 추천이 아니였으면 고르지 않았을 책이다. 소재와 제목이 21세기와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AI가 자동차를 모는 시대에 아버지가 빨치산이라니, 너무 비유가 과한게 아닌가 하면서 책을 펼쳤다. 눅진한 첫 문장부터 소설에 빠져들면서 내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빨치산 이야기는 책에만 나오는 기록이 아니라 아직도 생생한 우리 이웃, 우리의 이야기였다. 📗 빨치산이였던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혀 돌아가셨다. 식구라곤 같이 빨치산 활동을 하셨던 엄마와 대학교 강사인 외동딸 여주인공 밖에 없다. 실제 아버지, 어머니가 빨치산 활동을 했던 고향 구레에서 장례식을 치루어야 한다. 고향엔 빨갱이 아버지 덕분에 연좌제로 삶이 고단했던 친척들이 있다. 또 아버지의 '민중에 대한 .. 2022. 9. 27.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 📕 평화로운 일요일이다. 쉬자. 읽던 벽돌책을 집어던지고 쉴만한 책을 찾았다. 인친님들 피드에서 간혹 만났던 독서광들을 위한 웹튠,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을 집어들었다. 책이 묵직하다. 제목과 표지는 심각한 척하지만 시작되는 내용은 B급 정서 가득이다. 책에 대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와 인용구들이 병맛스러움에 가벼움을 다잡는다. 📗 그래도 스토리가 있기에 내용 정리는 조금 하자. 미국에서 흔하게 있는 '알콜중독자들의 모임'처럼, 우리나라 어느곳에 '독서중독자들의 모임'이 있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자신의 '책 중독' 증상을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책에 대한 잘난척과 지적 대결이 이들의 주 활동이다. 물론 심각하진 않다. 온통 패러디와 개그코드가 범벅이 되어 있고 벌어지는 사건이.. 2022. 9. 2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 오랜만에 마시게 되는 비엔나 커피를 한 모금 머금은 순간, 그 향과 입안의 감촉이 아주 오래전 그녀와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 그때 그 커피숍에서 내가 얼마나 그녀를 열망했는지, 그녀를 수줍고 뜨겁게 바라봤었는지, 하나의 작은 사건은 비의식적 기억의 개방을 통해 당시의 감정을, 욕망을, 희열로 가득했던 감각의 기억을 순식간에 호출 할 수도 있다. 100년전 프루스트는 어느날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통해서, 잊고 있었던 '시간'이라 포장된 자신의 '감정'의 실타래를 발견한다. 당시 모든 작가들이 인물과 사건에 집중한 소설을 쓰고 있을 때, 프루스트는 내 안에 '기억'이라는 방에 침잠해 있는 감정의 실타래들을 끌고 나와 새로운 형태의 소설을 완성한다. 이 책이 바로 현대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라하는 .. 2022. 9. 23.
소설만세 ✔️ 📕 정용준작가와 나의 두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 기계식키보드 매니아인데다가 #이장욱작가 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두가지 빼곤 공통점이 없다. 한없이 순수하고 선한 작가의 정신세계와 소설에 대한 집념과 용기는 부럽지만 내게는 없는 아이템이다. 믿는 인친님 추천으로 읽게 되었고 읽는 내내 즐거웠다. 📗 자신의 삶을 반추하여 타인의 삶까지 관심과 정성을 폭을 넓히는 스타일의 작가. 내가 생각하는 정용준작가다. 작가에게 소설은 단순한 몇마디 말로 정의되어 버리기 어려운 '사람의 삶'을 깊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툴이다. 책은 4개 파트로 나뉜다. 이야기의 시작은 '소설' 그 자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였다. 차분한 말빨(?)에 빠져있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소설을 '쓰고 있는' 정용준.. 2022. 9. 21.
계속 가보겠습니다 ✔️ 📕 책장을 덮고, 책표지를 가만히 보게 된다. 거대한 검찰의 성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을 보게된다. 성은 너무 거대하고 한사람은 너무 작아 점으로 보인다. 10년을 넘게 걸으며 뼈에 사무치게 외로웠을텐데 부득불 또 앞으로 간다고 하니, 이 사람의 속은 어떠할까. 멍하니 한참을 보게 된다. 📗 이번주 #알릴레오북스 선정책이라 읽게 되었다. 아픈곳은 바라보기 싫어하는 심정때문에 7월에 책이 나온것을 알면서도 구입하지 않고 있었다. 방송 핑계삼아 읽었다. 아프게 읽었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난중일기'라는 제목으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기록들을 추렸다. 당시 게시된 글과 그 후일담을 담담히 담았다. 2부는 '나는 고발한다'는 제목으로 2019년부터 2.. 2022. 9. 19.
질투의 끝 ✔️ 📕 회사에 들고다니며 보는 얇은 책 시리즈다. 문제는 저자가 '프루스트'다. 쫄지않겠다 생각하고 잠깐씩 '프루스트' 맛배기 여행을 다녔다. 😙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의 악명 때문에 멀리했던 프루스트인데, 의외로 이 책에서의 프루스트는 젊고 말많은 통속소설가 처럼 보였다. 즐겁게 읽었다. 📗 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옮긴이의 해석을 보자면, 프루스트의 초기단편집 '쾌락과 나날'에 실려있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원제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 몇편 안되니 대략적인 개요들을 다 보자. *실바니아 자작 발다사르 실방드의 죽음 실바니아자작은 2년정도의 시한부판정을 받은 환자다. 친척들의 배려와 애인과 사교계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그는 길게 죽어간다. *비올랑트 혹은 사교계의 삶 지방 귀족의 딸 비올랑트는 불의.. 2022.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