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스타그램250 속죄 ✔️ 🔘 속죄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공로 따위로 비겨 없앰 '이라 정의한다. 기독교적인 정의는 빼고 생각해도, 난 속죄라는 단어에 약간의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지은 '죄'를 다른 것으로 덮어서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생각의 시작이었다.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 오래전 #빨간책방 에서 내용을 들었던 기억만 강하게 남아있어 대략적인 줄거리까지는 알고 있었다. 재미있을까 싶었다. 별 기대없이 집어든 책은 의외로 흡입력이 좋았다. 재미있게 소설을 즐겼다. 🔘 소설은 3부와 짧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죄의 저지름에 대한 이야기가, 2부는 타인의 죄 때문에 고통받은 이의 모습이, 3부는 죄를 깨달은 주인공의 속죄의 내용이 담겨 있다. 1부 앞부분 죄에 대한 이야.. 2022. 11. 12.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 📕 '궁리'하는 시란 느낌이 들었다. 시어를 공부한다는 말이 아니다. 말과 놀 궁리를 하는 작가를 만났다. 쌀과 몇가지 기본재료를 가지고 오늘 저녁은 무엇을 만들어 먹을까 궁리하는 것 처럼, 생활이라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의미'라는 멋진 저녁꺼리를 찾아내고자 이런저런 많은 시도를 벌이는 재주꾼 요리사를 본것 같다. 읽어봤던 시인들과는 결이 달라 신선했다. 📗 보통 우리는 마음의 '동요'가 일때 당황한다. 시인은 다르다. ' 동요하고 싶었다..... 동요하는 어떤 날 말이, 그러고도 한번 더 동요하는 어떤 마음이 p5 ' 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시인은 '동요'를 반가워하는 것 같다. 단단한 것은 여지가 없다. 흔들어 모서리라도 무너뜨려야 조금이라도 다시 세울 수 있다. 미장이의 마음으로 새.. 2022. 11. 9.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 🔲 '불쾌함'을 즐길생각으로 책을 펴는 것이 좋다. '불쾌함'을 견디고 즐기는 일은 약간이라도 나 스스로가 나아지는데 도움이 된다. 작년에 뒤늦게 알게된 정용준작가의 예전작품들을 천천히 읽어가고 있다. #선릉산책 부터 #가나 #내가말하고있잖아 까지 한권도 실망한적이 없다.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된 초기 단편집으로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어느 한편 모자람 없이 탄탄한 글솜씨로 독자의 목을 움켜지고 가족이라는 '불편함의 구덩이'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더 마음에 들었던 4편을 골랐다. *우리는 혈육이 아니야 내가 다섯살때 아버지는 부부싸움끝에 엄마를 칼로 살해했다. 이모집에서 성장한 난 간호사가 되었고, 어느날 무기수에서 병치료을 이유로 출소를 하게된 아버지가 전.. 2022. 11. 6. 스페이스 (논)픽션 ✔️ 📕 정지돈작가의 좌우명을 상상해본다.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 비록 전작 #스크롤 에서 너무 많은 새로움을 선사하는 바람에 나같이 올드한 독자들에게 약간의 충격을 주긴 했으나 그의 그 실험정신 만큼은 존중하고 박수쳐주고 싶었다. 그런 그가 새책을 냈다. 공간과 건축에 관련된 에세이모음과 짧은 소설 두편. 그의 유니크한 '예술가의 창조성'이라면 공간과 건축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책을 들었다. 📗 3개의 Gate를 가진 얇은 책이다. 첫번째 문엔 '공간'에 대한 10편의 에세이가 모여있다. 공간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 내 육체가 느끼는 범위라 한다. 나와의 '상호작용의 범위'를 공간이라고 한단다. 왠지 양자역학적인 느낌이 난다. Gate안에서 그는 미술관과 극장, 건축의 공간들.. 2022. 11. 3. 인생의 역사 ✔️ 📕 최승자 시인의 말처럼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p64)'이라 생각한다. 죽음의 유혹에서 시로 살아남은 최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 이태원의 비보를 들었다. 먹먹했고, 사라진 꽃다운 젊음들의 모습이 떠올라 서글펐다. 아슬아슬하게라도 계속 아름답게 살아가야할 인생들이었다. 명복을 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신형철교수가 신작을 냈다. 이번엔 '시'다. '시 이야기'로만 한권을 채웠다. 들춰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인, 한번도 읽은적이 없는 시인이 같이 모여있다. 신교수의 글내공을 믿기에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 📗 5가지 주제로 시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시작은 '고통'이다. '공무도하가'부터 최승자까지. 시는 시인의 몸안에서 꺼낸 뜨거운 덩어리라 생각한다. 고통의 이.. 2022. 10. 31. 최소한의 이웃 ✔️ 📕 얼마나 변했나 확인하고 싶었다. 기자시절 그의 날카로운 글들을 좋아했었다. 영화평을 하면서 글은 조금씩 어려워져지더니, 방송을 하고 유명지면서 그의 글들은 자기애의 빠진 현학의 표준처럼 변해버렸다. 까칠하고 직설적으로 모두까기를 시전하던 그가 아팠다. 다행히 회복해 돌아온 그는 변한것 같았다. 자기집 청소에만 몰두하던 그가 '이웃'에 대한 책을 쓴다. 📗 짧은호흡의 글들을 모았다. 애정, 상식, 공존, 반추, 성찰, 사유라는 6개의 소단락으로 구분해 놓았으나 큰 의미는 없다.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와 생각들, 세상 돌아가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담담하게 적고내려간다. 사랑은 두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것이라 하고, 상식은 고마울때 고맙다고 할 수 있는 용기라한다. 공존을 위.. 2022. 10. 29.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42 다음